사랑! 감정이 아닌 기술

"아는(애는)?, 묵자(먹자). 자자."

경상도 사나이가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와서 아내와 나누는 말이 겨우 이 세 마디라고 한다. 어디 경상도 사나이뿐이랴? 하루에 1만 5천 단어 정도를 사용하는 남자는 대부분 집에 들어올 때면 이미 사용할 말을 밖에서 다 소진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는 것이 귀찮고 힘들어서 입을 다물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남자는 과묵해야 한다.' 는 우리 전통 문화가 더해져서 부부간은 더없이 가까운 사이임에도 소통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그래도 그동안은 오랜 관습 때문에 잘 견뎌왔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했다. 하루 3만 단어의 자기의 감정과 공감하지 않는 남자와는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이가 지긋한 여자들마저 황혼이혼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는 통계다.

자기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가 없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해서 기족들은 가슴앓이를 하게 되고 자기마저 사랑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들은 자기의 감정 드러내기를 주저한다. 많은 상처를 갖고 자라면서 그것을 감추는데 익숙해졌고 이제 더 이상 상처 받기가 싫기 때문이다. 그저 공식적인 인사를 나누며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술좌석에 가서 얼근히 취하기나해야 그동안 못 다 한 얘기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대화 기술이 참 부족한 편이다. 평소엔 자기의 생각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며 그렇게 하더라도 상대방이 알아서 헤아려 줄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랬다가 자기 뜻을 알아주지 않으면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가는 감정적으로 왈칵 폭발해버린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한다.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어서 반복하여 시도하는 작업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다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다. 그냥 사는 거지 무슨 얼어죽을 사랑타령이냐고 호기를 부려봤자 그는 더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사람임을 생활 장면에서 곧 알게 된다.

그런데 사랑한다는 것을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남자가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은 쑥스럽고 어색하다. 그럴 때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활용해 보자.

먼저 아내에게 보내자. 사랑한다고, 수고했다고. 부부는 가정의 중심이며 부부가 사랑하면 자녀가 바라보고 행복해할 것이다.

자녀에게 보내자. 사랑한다고, 너를 믿는다고. 자존감이 충만하여 더욱 힘차게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부모님께 보내 드리자. 어디 편찮으신데는 없으시냐고, 식사는 하셨냐고. 바쁜데 뭘 이렇게 연락하냐고 하면서도 주변에 자랑하며 기다리실 것이다.

친척과 친구에게도 고맙다고, 건강하시라고 이 사랑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행복감에 젖어 세상 사는 맛을 느낄 것이다.

마침 충청북도교육청에서'사랑의 효도전화 365' 사업을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가정이 핵가족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하루 한 번 이상의 사랑 표현으로 안부를 확인하고 가족애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지금 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사랑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보자. 먼저 보내는 사람이 강자이다. 한 줄이면 세상이 변한다.

▲ 이진영
충북도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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