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리아재비과 덩굴성 목본식물 사위질빵.

옛날부터 사위 사랑은 장모란 말이 있듯 사위는 의례적으로 처갓집에 가면 풍성한 대접을 받곤 하는데 특히 장모의 극진한 사위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있다. 사위가 매년 가을 추수철이면 처갓집에 가서 바쁜 일손을 도와주곤 했는데 장모의 눈에 비친 사위의 고생하는 모습이 얼마나 애처롭고 아까웠으면 짐을 옮기는 지게의 질빵 끈조차 쉽게 뚝뚝 잘 끊어지는 것으로 만들어 짐을 가볍게 해 주고 싶었던 식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사위질빵.

이 산야초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덩굴성 목본식물인데 덩굴이라 하여 줄기가 튼튼하고 질기지 않고 잘 부러지는 특징이 있다.

주로 시골길 가장자리나 숲 입구, 담장, 들녘 습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잘 자라는데 다른 나무나 풀들을 타고 덩굴의 길이가 3m가 넘기도 하며 잎은 마주나고 3장의 작은 잎이 달린 복엽이 2개씩 한 마디에 나오며 잎자루가 길다. 꽃은 7∼8월 흰색으로 피고 꽃잎은 없으며 수술과 암술이 많으며 9∼10월 연한 갈색 털이 난 긴 암술대의 도움으로 바람을 타고 돌아다니다 후손을 퍼뜨린다.

예전 시골에선 봄에 새순을 따서 소금을 넣고 끓인 물에 잘 데쳐낸 다음 바짝 말렸다가 독성이 중화된 후 묵나물로 해 먹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여위(女萎) 또는 산목통(山木通)이라 하여 주로 풍습을 내 보내고 경락을 잘 통하게 하며 뱃속에 냉으로 생긴 체기, 가슴에 있는 담수, 방광에 있는 오랜 고름을 없애는데 썼고 탈홍, 말라리아 같은 병으로 인해 춥고 열이 날 때, 여성들의 부종, 설사 등에도 처방한다.

민간에서는 가을에서 겨울사이 튼실한 줄기만을 골라 껍질을 벗기고 잘게 쓸어 말렸다가 허리, 무릎이 통증에 중요한 천연 소염 진통제로 사용했고, 콩팥기능이 약해 이뇨작용이 좋지 않을 때, 장(腸)에 가스가 자주 찰 때, 안면신경마지 증세, 중풍, 만성인후염, 견비통, 편두통 등 다양한 증상에 활용했다고 한다.

굵은 줄기 겉껍질을 말끔히 제거한 다음 잘게 썰어 말렸다가 주전자에 넣고 팔팔 끓여내면 보리차 색과 비슷한 '여위차(女萎茶)'가 되는데 구수한 맛이 나면서도 매운맛이 살짝 가미된 독특한 약차로 신경통, 관절염에 도움이 되며 진하게 달여 통증이 심한 곳에 자주 발라줘도 된다. 일반적으로 이 산야초는 독성이 있으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특히 뿌리를 활용할 땐 술(酒)로 법제하는 것이 좋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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