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해결 능력 위한 인재 선발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는 돌아가듯이 시대가 바뀌면 국가 정책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현실은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시대이다. 이제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통찰력과 사고력 및 문제해결력을 길러 창조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갖춘 인재가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인 문장으로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각 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통합논술이다. 통합논술은 교과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를 포괄하고 있는 제시문을 읽고 논제를 분석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채점자를 설득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대학에서 통합논술 시험을 치르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창의적인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내는 능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라고 하겠다.
그렇다고 논술이 단순히 대학입학을 위한 통과의례의 형식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논술은 오히려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더 필요하다. 대학교육은 학생 자신이 문제 핵심을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한 뒤, 창의적인 사고를 논리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이 수시로 제출하는 리포터나 실험보고서 및 정기적인 시험이 그러하다. 다 아는 것처럼 시험은 교양과 전공으로 나눠지는데 전공시험 대부분은 논술 및 서술형 시험으로 치르게 된다.
아울러 졸업논문 또한 논술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대학 졸업 이후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서나 각 기업체 취업을 위해서도 논문형 논술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논술은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논술은 우리의 머릿속에 숨어 있는 지식을 풀어낼 수 있는 합리적 도구로서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08년 서울대 정시모집에 모든 수능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286명이 지원했다. 이중에서 절반이 넘는 149명이 불합격 처리되었다. 학생부와 논술 및 구술만 보는 2단계 전형에서 당락이 갈린 것이다. 이는 1~2점 차이로 수능등급이 갈리는 수능등급제가 학생들의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리고 수능 성적과 논술, 구술면접과의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것은 논술, 구술면접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수능 중심의 고교교육의 모순점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프랑스나 독일의 교육과정이 바칼로레아나 아비투어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최근 일부 고등학교 서술형 평가 문제가 통합논술형으로 출제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논술과 고교 교과과정은 따로국밥이 아니라 학교시험에 익숙해야 논술시험도 잘 볼 수 있다는 취지를 살린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서술형 문제를 50% 이상 출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대부분의 학교는 중간 및 기말고사에 통합논술에 가까운 문제를 출제하였다. 학교에서 서술형 평가 문항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학생들이 이에 대비하는 학습 태도를 갖추면 학원 등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통합논술 대비가 가능하게 된다.
논술은 시대적으로나 사회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논술지도는 대학 입학보다도 교육의 본질을 위해서 더 중요하다. 논술로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내면화하고 논리적 사고를 키울 수 있으며, 토론과 대화의 방법을 익힐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논술을 통하여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 ▲ 김재국 청주 세광중교사 문학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