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답 장세 가능성 보여 기대감 축소


▲ 김태인 부장 한맥투자증권 청주지점
지난주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대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가 급격하게 부각되면서 급락을 했고, 확실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와 조선업종이 업황상의 악재(세계 3위 해운사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부각과 미국의 중고차 보상프로그램 종료)로 지난 29일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장중 1,630선이 무너지는 등 추락했다가 막바지에 낙폭을 다소 줄여 28 포인트 떨어진 1,644 포인트로 한주간의 거래를 마감했다.

이번주 국내 증시의 출발은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한가위 연휴 중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주식시장 대부분이 경제지표 혼조에 따른 경기회복 둔화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10월에 들어서면서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싸늘함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던 주식시장 기세도 계절에 발맞춰 한 풀 꺽이는 모습이지만 아직은 상승을 지지하는 우호적인 여건들도 우세하여 하락이 지속되기 보다는 단기 급등락 이후 안정을 찾아가는 흐름이 예상된다. 상승의 대세가 깨진 것이 아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외국인 현·선물 대량매도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그 동안 한국시장을 견인해온 주 세력인 외국인 동향을 보면 현·선물 동시 순매도가 아닌 프로그램 매매 또는 선물매수, 현물매도 형태를 취하고 있다. 주식을 팔고 이탈하는 국면이라면 선물 대량매도를 때려 놓고 현물을 팔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이탈로 보기가 어렵다. 따라서 주세력의 이탈이 없는 상황에서 대세가 깨지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둘째는 3분기 기업실적 호전이다. 2분기 놀라운 실적 증가를 기록한 한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주가는 단기급등에 따른 이식 매물 소화과정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미국증시보다 한국증시 조정이 가파른 이유는 5조가 넘는 신용, 미수 물량의 반대매매가 털리는 과정에서 하락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락속도와 폭이 빠르고 크면 반등 시점도 예상보다 더 빠른 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imf가 전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위기 극복 모범 사례로 우리나라를 꼽았듯이 경제 회복이라는 큰 흐름은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상승 흐름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imf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3%에서 -1%로 +2%p 올렸고, 내년 성장률도 +3.6%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10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돌입되는 어닝 시즌 역시 우호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실적 전망의 증가율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국내증시의 시선은 9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9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 이후 이번 달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월 대비 경기선행지수의 둔화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부분이지만 금통위가 부동산 가격에 대해 과열 우려를 나타내는 신호를 보내는 등 인상 불안감도 남아 있는 상태다. 이같은 부분이 이번 주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며 가뜩이나 조정 기미를 찾는 증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9월 고용지표와 추석 연휴 이후 본격화될 3분기 실적시즌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미국의 9월 일자리는 지난달 26만3000개 감소해 예상보다 감소폭이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도 9.8%로 앞선 달에 비해 0.1%포인트 올라 2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8월에 비해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 시장 분위기에 실망감을 안기는 수치로 조정 압력을 받는 국내증시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3분기 기업실적은 긍정적인 편으로 추정된다. 다만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녹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1~2분기처럼 깜짝 실적이 나오지 않는 이상 주가 반응도 뜨겁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는 환율 효과에 따른 측면이 강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것은 향후 기업실적 뿐 아니라 수출 관련주의 주가 흐름과 외국인의 매매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주 투자전략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적인 면에서만 바라본다면 외국인의 매수세만 기다리는 천수답 장세의 가능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과도한 기대감은 축소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적과 경기개선, 수급 모멘텀의 변화가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보면 변동성 확대국면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매매 대상을 다소 슬림화하면서 내수 관련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보완해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따라서 주도주 조정기간 동안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에 환율하락의 최대 수혜주인 은행주, 항공, 철강, 식품주 등과 무선인터넷 및 게임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