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는 미국에서 폭넓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특수효과는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훌륭합니다. '스파이더맨'이나 '고스트 라이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같은 규모의 시장을 겨냥할 수 있습니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 시장 상륙을 앞두고 있는 심형래 감독의 sf블록버스터 '디워(d-war)'의 미국 배급ㆍ마케팅 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디워'의 특수효과와 흥행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제작자이자 감독인 심형래가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디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강한 것이 사실. 그러나 '심형래'라는 인물에 대한 편견이 없는 미국 영화 관계자들에게 '디워'는 '훌륭한 공룡 블록버스터'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에게는 심형래 씨가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사실은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분명한 것은 '디워'가 sf블록버스터로서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la의 한 호텔에서 '디워'의 미국 공략을 책임지는 핵심 관계자 5명이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배급사 프리스타일의 마크 보디ㆍ수전 잭슨 공동 대표와 마케팅 책임자인 데이비드 디너스틴과 데니스 오코너, 예고편 담당자인 데이비드 스턴이 참석했다.



데이비드 디너스틴은 '일루셔니스트' '펄프 픽션' '시네마천국' '패왕별희' 등의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데이비드 스턴은 '스파이더맨3' '다이하드4.0' '고스트 라이더' '007 카지노 로얄' 등의 예고편을 제작했다.



국내 극장에서는 8월1일 간판을 내걸 '디워'의 미국 개봉일은 9월14일. '일루셔니스트' '아메리칸 혼팅' 등을 배급한 프리스타일의 마크 보디 대표는 "최소한 1천500개에서 1천800개의 스크린을 확보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공언했다.



이는 역대 미국 개봉 한국영화 중 가장 큰 규모였던 '괴물'의 100개 스크린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 또 미국 시장에서는 중급 규모에 해당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통상 3천여 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한다.



'디워'는 la 도심 한복판을 공격하는 이무기와 인간들의 전쟁을 그린 영화. 미국 배우가 주연을 맡고 미국에서 촬영을 진행했지만 영화의 핵심인 특수효과는 100% 메이드 인 코리아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봉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디워'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굉장히 흥분되고 기대된다. '디워'는 대단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영화다. 최소한 1천500개에서 1천800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많으면 2천 개까지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개봉하며 특히 중요한 도시가 모두 포함돼 있다. 미국 전역에 포스터가 걸릴 것이다.



이 영화는 장르가 매우 상업적이며 pg-13(부모 동반 13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9월14일 개봉 때 경쟁이 별로 치열하지 않을 것 같다.(마크 보디)

--마케팅 포인트가 뭔가.

▲'디워'를 처음 봤을 때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심형래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이 살아있고 특수효과가 장관을 이뤘다. 마케팅 포인트는 '디워'만의 독특한(unique)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예고편 제작에서도 영화의 기본이 되는 이무기에 얽힌 한국 전설이라는 독특한 이야기를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데이비드 디너스틴)

▲미국 관객은 한국 전설에 익숙하지 않지만 '디워'의 특수효과를 보면 이 영화가 반드시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고편은 그런 영화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기능을 한다.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에 대한 미국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디워'의 미국 예고편에서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뭔가 엄청난 것이 온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데이비드 스턴)

--'디워'의 특수효과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이 영화의 특수효과를 봤을 때 뒤로 넘어갔다(blown away). 특수효과의 스케일이 엄청나다. 또 공룡이 도시 전체를 공격한다는 것 역시 딱 미국 관객이 좋아하는 소재다.(스턴)

--구체적인 타깃이 어떻게 되나.



▲물론 전 계층을 타깃으로 삼지만 그 중에서도 25세 이하의 어린 남성이 주 타깃이다. 그들에게는 이 영화가 하나의 이벤트 필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콘셉트로 tv와 온라인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데니스 오코너)

--프리스타일이 가장 최근에 배급한 영화가 '일루셔니스트'(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19세기 마술사 이야기)였다. '일루셔니스트'와 비교할 때 '디워'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점치나.



▲그 질문은 사과와 귤을 비교하라는 것과 같다. '일루셔니스트'는 마술사의 이야기이고 '디워'는 la를 파괴하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la를 파괴하는 것이다. 내가 못하는 것을 용이 대신 해줘 고맙다(웃음).(보디)

▲'일루셔니스트'는 '디워'보다는 높은 연령층을 겨냥한 영화이고 수백 개 규모의 스크린에서 개봉해 입소문을 통해 천천히 관객을 늘려나간 경우다. 그에 반해 '디워'는 어린 관객을 겨냥한 것이고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승부할 수 있는 영화다. 영화가 주 타깃으로 삼은 25세 이하 남성들은 개봉 첫 두 주 안에 이 영화를 보러 올 것이다. 처음부터 최대 규모의 스크린에서 개봉해 10월까지 가자는 계획이다. 농구선수와 테니스선수를 비교하지 못하듯, '일루셔니스트'와 '디워'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디너스틴)

--'고질라'나 '킹콩'과 비교했을 때 '디워'의 차별점은 뭔가.



▲도시를 공격하는 괴물의 이야기라는 점은 같지만 우선 전설이 다르다. 또 단순한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 선과 악의 전쟁을 그린다는 점, 신화적 요소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디너스틴)

▲(차별점에 앞서) 일단 용은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소재다(웃음).(보디)

--9월14일 경쟁작은 어떤 작품들인가.



▲빌리 밥 손튼 주연의 코미디 '미스터 우드콕'과 조디 포스터 주연의 스릴러 '브레이브 원' 등이 있다. 총 12편 정도 있는데 이 중 미국 전역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세 편 정도다. '디워'는 제한 개봉작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또 장르와 타깃이 겹치는 작품이 없다.(보디)

--이 영화를 미국에서 개봉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모든 영화가 모험이다. 어떤 영화든 개봉 전에는 확신할 수 없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장애는 동시에 '디워'의 셀링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전설에 기반한다는 내용은 특별하고 그게 관객을 유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디너스틴)

▲한국과 개봉 시차가 한 달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이 한국 동포와 아시아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불법 파일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얼마 전 개봉한 '괴물'의 경우는 한국 개봉과 미국 개봉의 시차가 커 미국 흥행에 불리했다.(오코너)

▲주인공이 잘생긴 미국인이라는 점은 이 영화가 한국영화라는 생각을 들지 않게 한다. 또 유머가 있어 가슴으로 느껴질 수 있는 영화다.(수전 잭슨)

--배급ㆍ마케팅 비용은 어느 정도이고 손익분기점은 어떻게 되나.



▲민감한 사안이다. 워너브라더스나 20세기폭스 등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개봉을 위해 제한 없이 돈을 쏟아붓기 때문에 그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른 메이저 영화와 견줄 만큼 많은 극장을 확보할 정도라는 점은 말할 수 있다. 보통 미국에서 메이저 이외의 영화사가 전국 규모로 개봉할 때 쓰는 돈은 200억 원 정도다.(보디)

--특수효과만 강조하는데 '디워'의 내용은 어떤가.



▲'디워'는 단순한 sf영화가 아니다. 당연히 특수효과처럼 스토리도 손색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들이 어떻게 살아남을까 궁금하게 만든다.(잭슨)

--주인공을 맡은 제이슨 베어의 미국 내 인지도는 어느 정도인가.



▲tv 시리즈 '로스웰'과 영화 '그루지'에 출연한 그는 매우 알려진 배우다. 또 잘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영화가 개봉하면 영화 자체가 '스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스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가. 또 한국영화의 미국 시장 성공 포인트는 뭔가.



▲최근 10년간 한국영화는 급성장을 했다. 직업상 많이 봤는데 매우 매력적이다. 몇해 전 '집으로…'라는 영화의 미국 개봉에 참여했는데 한국에서는 흥행했지만 미국에서는 생각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아무래도 언어 장벽이 있는 것 같다. 그에 비해 '디워'는 미국인이 주연을 맡고 미국에서 촬영을 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지만 미국에서 개봉하는 데 크게 유리할 것이다. 다른 외국어 영화에 비해 성과가 클 것 같다.(디너스틴)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