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부, 죽음의 땅,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

▲ 사진 1 타림분지 지형도(인터넷 자료사진) 사진 2 사막을 건너가는 포장된 사막길 사진 3 타클라마칸 사막의 사구와 모래물결모습 ? 사진 4 사막을 지키기 위하여 심은 홍류나무 사진 5 홍류나무꽃 사진 6 사막공로와 감정배양실? 사진 7 사막에 부는 회오리바람
실크로드에서 특히 중국지역의 실크로드에서 타림분지와 타클라마칸 사막이 사라진다면 알맹이 없는 호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남북으로 높게 서있는 곤륜산맥과 천산산맥 가운데 넓은 타림분지를 만들고 분지의 가운데가 냄비처럼 뜨거운 기온으로 인하여 물이 없는 사막으로 변한 그런 모습이다. 실크로드가 타클라마칸 사막을 가운데 두고 남북 산기슭 가장자리로 사람들이 오고가며 실크로드를 만들고 있으니 그만큼 중요한 지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타림분지를 알아야 실크로드가 보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하고 싶다. 서쪽으로 세계의 지붕 파미르고원이 막아서 있고, 북쪽은 천산(天山톈산)산맥이, 남쪽은 곤룬(崑崙쿤륜)산맥으로 둘러 싸여 있고 동쪽 중원지방을 향하여 터져 있는 지형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물웅덩이가 높은 기온으로 물이 말라버린 모양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서쪽이 높고 동쪽으로 낮아지고 있는 지형으로 주위의 산맥들이 높고 만년설에 항상 덮여 있기 때문에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린 물이 사막 가장자리 부근으로 흐르며 사람들이 살만한 터전을 만들고 있다. 타림은 위구르어로 커다란 밭 또는 물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의 이름이라 한다. 산에서 흐르는 물과 흘러내린 흙이 취락지대를 형성하는 오아시스 지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타림분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중심부를 이루는 타클라마칸 사막은 선사시대 내륙호가 말라붙어 사막이 된 것이라고 한다. 타림분지는 남북길이 500km, 동서길이 1500km, 해발 800~1200m의 넓은 분지로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내륙분지라고 한다.
타클라마칸 사막을 살펴보면 뤄부포호(투루판에서 남쪽으로 300km 정도에 있는 큰 호수) 서쪽 지역에 있는 사막으로 중국에서는 타가라마긴(塔克拉瑪干)사막이라고 부른다. 쉽게 설명하면 타림분지 안에 있는 사막지대라고 보면 된다. 높이 100m 안팎의 사구들이 이어지고 입자가 작은 고운 모래로 구성되어 바람에 날리며 도로를 덮기도 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봄철에 오는 황사현상의 주범으로 황토고원지대보다 더욱 심하여 황사현상의 절반이상이 타림분지 일대에서 날아온다고 한다.
타클라마칸은 위구르어로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죽음의 땅이라는 뜻으로 사막의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통행이 어렵다.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사막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타림분지의 모습이 높은 산들에 둘러 싸여 있는 말 그대로 분지이기 때문에 분지 안에 사막이 형성되었고 사막의 가장자리로 점점이 오아시스 초원지대가 조성되어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며 그 길을 따라 교통로가 이어져 실크로드라는 인간의 길, 역사의 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타림분지는 대부분 모래사막과 모래자갈의 불모지대로 되어 있고 간간히 오아시스가 있는 지형으로 보면 된다.
쿠처를 떠나 천오백리 길을 달려야 하는 버스는 더위에 헐떡이며 사막의 중심부로 거침없이 들어간다. 저 멀리 푸른 바다가 아닌 흙빛의 모래바다가 펼쳐지고 있는데, 만일 사막 한 가운데서 버스가 고장으로 서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사막에 시선을 빼앗기고 모두 알고 있는 것을 총동원하여 사막이 어쩌니 저쩌니 하며 다들 놀라고 흥미로운 눈초리들이다.
동식물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은 타클라마칸 사막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하여 궁금한데 사막이 시작되며 그림 같은 언덕위에 파란집이 보이고 이군은 이집들이 사막공로에 쌓이는 모래를 치우거나 도로 옆에 심은 나무들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이란다. 이 사람들은 죄를 짓고 감옥생활을 대신하여 이곳에서 살면서 자전거로 또는 도보로 오고가며 사막의 길을 관리하며 그 댓가를 치루고 있다는 것이다.
색다른 것은 남녀 한 쌍을 한조로 편성하여 배치를 한다고 한다. 우리는 남녀가 처음 만나 함께 생활을 하니 뒷이야기가 궁금하여 이군에게 남녀가 함께 있으면 그 뒤가 궁금한데 하며 의문을 남기니 대답이 멋지다. 처음 만나 함께 지내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배양되어 사랑을 나누고 어떤 이들은 부부의 인연을 맺기도 한단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군이 한족학교를 다녀 한문의 뜻을 한글로 옮겨 설명을 하는 가운데 감정배양이라는 특별한 용어를 만들고 있으니 웃을 수밖에 없다. 감정배양을 풀어보면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동안 사랑하는 마음이 싹이 트고 그것이 자라 나중에 부부의 인연까지 간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네 또한 모두가 처음 만나 정을 나누고 사랑을 키워가는 것이라는 생각이고 이들에게 사막은 사랑의 터전이요 관리실은 사랑을 나누는 집이 된다.
사막공로를 따라가며 이런 집들이 109개가 있다고 하니 감정배양실이 많기도 하다. 그만큼 사막공로가 거칠고 길다는 이야기가 된다.
타클라마칸 사막에는 사형수들만 모아둔 다른 수용시설이 있다고 한다.
사막공로는 도로를 따라가며 가장자리에 홍류나무를 몇 줄로 심고 지하수를 끌어 올려 호수를 통하여 물을 주어가며 키우고 있다. 모래에 묻히는 사막공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중국인들의 정성이 대단한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사막을 건너 갈 수 있게 되니 고맙다고 하여야 할 것 같다.
모래사구 사이로 호양나무가 듬성듬성 푸른 모습으로 서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모습이 한겨울 눈이 하얗게 쌓인 벌판에 푸른 소나무가 여기저기 서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따금 회오리바람이 먼지를 일으키고 모래를 옮겨간다.
모래언덕의 높이는 작지만 고운모래로 되어있어 부드러운 비단결 무늬의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은 충동에 사막에서 자고가면 어떨까하며 이군을 꼬드겨 본다. 사막의 중간지점인 탑중에서 저녁을 먹고 언덕을 넘어 사막 한가운데 모래밭에 텐트를 치고 유숙을 하며 지평선 너머로 붉은 해가 지고 있는 일몰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고, 해가 진후 모닥불을 피우고 양고기 꼬치구이를 구워 먹으며 고량주 한잔을 곁들이는 가운데 파란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클 터이니 옛날 대상들이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는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또 이른 아침 사막을 걸어보며 지평선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장면은 탄성을 내지르는 보기드믄 광경이 될 것이니 사막 체험 관광 상품으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다. 조만간 누군가에 의해 상품이 만들어질 것 같다.
최근 들어 사막공로를 자전거로 달려보는 관광객들이 더러 온다고 할 정도로 타클라마칸 사막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계속>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