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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제 2부 2장 달 그림자
한만수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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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0.29  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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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류상영>

변쌍출이 박태수에게 궁금하다는 얼굴로 재촉을 했다.

"쌀 일곱 가마니 값을 쳐 달라는 거겠지 머."

윤길동이 변쌍출과 다르게 더 이상 들어 볼 필요도 없다는 얼굴로 말하고 술잔을 끌어 당겼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믄 일곱 가마니 만 달라고 하지는 않을 거 가텨."

순배영감이 곰방대에 담배를 비벼 넣으며 박태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유. 일곱 가마니에다 외상잉께 장리 이자를 쳐 달라구 하드만유."

"허! 금방 열 가마니 가웃이 됐구먼."

"팔봉이 아부지 말대루라믄 고맙다고 절을 할 일이쥬."

"머가 또 있다는 거여?"

변쌍출이 갈수록 태산이라는 얼굴로 물었다.

"소 값을 열한가마니 가웃에다 달구지 값을 시 가마니 가웃해서 열네 가마니를 내 놓으라는 거유. 하지만 그 당시 훗년에 당장 열네 가마니를 내 놓을 능력이 되지 않잖유. 상규 중학교 입학금이 사만 환 돈이나 되는데, 교복 값하며 책값을 더하믄 육만 환 돈이 있어야 하잖유. 그래서 이 년 동안 분할해서 상환을 하믄 워떠냐고 물었쥬? 그랬드니 후년에, 일곱 가마니 내고 , 내후년 일곱 가마니는 장리를 더 해서 열가마니 가웃을 내믄 되겄구먼, 하지만 자네 아부지를 봐서 가웃은 짤라 버리고 내후년에는 열 가마니만 내게라고 하시잖아유."

"원금에서 감해주는 것도 아니고 장리에서. 그것도 선장리에서 반가마니나 빼준다는 걸 봉께 굉장히 인심을 썼구먼."

"원래 태수 아부지가 면장댁 일이라믄 깜박 죽잖유. 그려서 도장을 찍었남?"

황인술이 변쌍출의 말에 피식 웃으며 뒷말이 궁금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때는 비록 외상이기는 하지만 소 한 마리가 생긴다는 말에 생각할 여유가 읎잖유. 또 여핀네 말대로 워틱하든 소를 사야 상규 중핵교도 보내고, 우리 살림이 핀다는 생각에 질게 생각해 보지도 않고 도장을 찍었잖유. 좌우지간 작년에 일곱 가마니를 갚는데 너무 대근해서 피똥 쌀뿐했슈. 춘셉이도 알겠지만 제작년 나락비고 나서부텀 나무를 하기 시작해서 올 경첩 때까지 쉬는 날이 닷새 도 안될뀨. 그라고 장날마도 동리 사람들 학산까정 태워다 주고 태워 온 걸로 입에 풀칠함서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에 갱신히 일곱 가마니는 갚았슈. 인제 올 가실에 열 가마니를 더 주면 끝나는 거쥬. 하지만 올게는 쉽지는 않을 거 가튜. 그 때 예핀네가 농사는 안짓고 나무장사만 할 셈인개벼 라는 말을 새겨들었어야 했는데……"

"일 년에 쌀 열 가마니를 우습게 생각하고 있다믄 돈 많이 벌었능게비구먼. 쌀 열 가마니믄 농사를 두마지기 가웃을 저야 한다는 야긴데."

오씨가 앞에 앉아 있는 김춘택을 옆으로 밀어내고 무릎을 끼어 넣고 앉아서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내 땅이 있다고 농사를 그냥 짓나? 세금은 안냐? 당장 농지수득세만 해도 두마지기 가웃이믄 짝게 잡아도 한 섬 반에, 수리조합비며 이러저런 세금을 더 하믄 두 섬이 넘어. 난, 태수가 면장하고 각별하게 지내는 사이라서 헐값에 소를 줬는지 알았드니 그기 아니구먼. 워녕, 면장이 그 비싼 소를……"

"허허, 팔봉이 아부지는 지가 말할 때는 뒷간에 갔었슈? 지가 내동 장리라고 했잖유. 그 아부지에 그 자식이라는 말이 난 옛날에만 있었는 줄 알았드니 요새도 있었구먼. 태수 소 값 갚을라믄 올 한 해가지고는 심 들어. 자식들 학비도 만만찮을 걸 큰 아들이 중학생 이잖여. 올개 중학교 일학년 이었응께 내 년이믄 중학교 이학년 이잖여. 짝은 아 이름은 머여. 갸도 후년이나 내 후년이면 중학교를 보낼거 아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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