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앞뒤로 문질러 재단하는 도구

톱은 좁고 긴 쇠의 긴 한쪽 면에 일정 간격으로 이를 내고 한쪽 끝에 손잡이를 달거나, 톱틀에 끼워서 앞뒤로 문질러 자르는데 사용하는 연장이다.

톱의 사용은 인류가 나무를 다루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도끼나 톱을 이용하여 나무를 자르고 알맞은 크기로 나무를 재단하는데 톱은 큰 역할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톱의 원형은 선사시대부터 찾을 수 있는데, 구석기유적인 단양수양개와 신석기유적인 양양 오산리에서 출토 된 섬세하게 만든 톱날석기를 들 수 있다.

삼국시대의 것으로는 5세기 무렵의 독무덤으로 전남 나주 반남면 고분군에서 출토된 톱(길이 28.5㎝ 폭 3㎝)과 5∼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 비산동고분에서 출토한 길이 31.2㎝의 톱을 들 수 있다.

대구 비산동과 나주 반남면의 톱은 모두 우리 선조들이 써오던 밀이톱과 같은 방식으로 톱날이 형성되어있어 적어도 삼국시대부터는 밀이톱을 만들어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고유의 전형적인 톱은 톱양, 톱자루, 동발, 탕개로 나뉜다. 톱양 양쪽에 톱자루의 밑부분인 톱소매를 하나씩 연결하고 톱자루 중간쯤에 동발을 지지한 다음 톱자루 양쪽 맨위를 탕개로 걸어 조여서 탕개목을 등발에 고여 놓음으로 톱날을 양쪽에서 잡아당겨 곧은 날과 팽팽한 힘을 만들어 주게 되어있다.

톱날은 톱니를 좌우로 번갈아서 줄로 날어김을 하여 끌처럼 날을 만든다. 날어김은 대체로 톱두께의 1.3∼1.8배 정도로 하며 톱날은 톱양의 두께가 허용할 때까지 톱날이 무디어지면다시 날을 세워 사용한다.

톱자루는 단단하고 휨에 강한 참나무를 많이 사용하였으며, 동발로는 참나무 등을 많이 쓰지만 압축에 강하고 무게가 가벼운 대나무가 많이 쓰였다.

탕개줄로는 삼실을 많이 쓰며 톱을 사용할 때는 탕개목을 돌려가며 줄을 조여 톱양을 팽팽하게 유지하여 쓰며 보관할 때는 탕개줄을 느슨하게 풀어 톱양과 톱자루의 휨을 방지한다.

톱양은 톱자루와 약 45°정도로 비스듬히 달아 무게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상태로 사용하는데, 톱질을 하면서 그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잇점도 있다. 원목 등을 켤 때는 톱자루와 90°를 이루어 쓰기도 하고 톱양과 동발사이를 넓게 하고, 동발과평행이 되게 하여 쓰기도 한다.

요즘에 쓰이는 톱은 거의 다 일본식이다. 우리 전통 톱은 밀어서 자르기 때문에 몸무게를 이용하여 힘을 덜 들이고 정확하게 자를 수 있는데 반해, 왜식 톱은 당겨서 자름으로 팔의 힘으로만 사용하여 힘이 들고 곧은 선으로 자르기가 힘든 단점이 있다. 톱의 사용에 인체공학의 원리가 담겨 있는 것이다.

▲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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