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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열풍매료될 수 밖에 없는 여행
송정란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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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1.05  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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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을 시발로 우리나라는 지금 전국 곳곳이 걷기 여행을 위한 길 만들기가 한창이다. 올레길 덕분에 제주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올레길을 체험했던 관광객 중 98%가 다시 제주도를 방문하겠다는 통계도 나온 바 있다. 이러한 제주도를 벤치마킹하여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린 걷기 코스가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학교 등산회에 합류하여 2박 3일간 제주 올레길의 정취를 만끽한 바 있다. 화창한 날씨도 한몫 했지만, 단순히 제주를 관광하러 갔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제주도 사람들이 실제 다니고 있는 길을 따라 걷고, 살고 있는 집 돌담길을 옆에 두고 걷고, 말들을 놓아기르는 오름의 갓길을 오르기도 하는, 관광지처럼 사람의 훈기를 느낄 수 없는 여행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올레길은 제주의 참 아름다움을 천천히, 깊이, 들이마시며 걷는, 그래서 매료될 수밖에 없는 여행의 기억을 남겨 주었다. 참가했던 모든 사람이 다시한번 가고 싶다는 열망을 피력했던 여정이었다.

지금 올레길 같은 걷기 코스를 열었거나, 개발하고 있는 곳이 상당히 많다. 지리산은 '둘레길'이라 하여 약 70여km를 정비해 놓았는데, 현재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으며 모두 개발되면 300여km에 이른다고 한다. 김천시는 '모티길'이라 하여 직지사를 중심으로 사찰을 순례하고 농촌체험도 할 수 있는 코스를 개발했으며, 진안군은 100여 개 마을과 40여 개의 고개를 지나는 '진안마실길'을 계획중이다. 파주시와 연천군은 비무장지대(dmz) 걷기대회를 열고 있으며, 서울 도심에서도 올레길이 생겨나고 있다.

충청남도에서도 사찰을 중심으로 한 걷기 코스를 개발 중에 있다. 공주시에 마곡사를 중심으로 한 '솔바람길'을 개설하여, 마곡사 가는 길, 백범 명상길, 명상 산책길, 솔잎 융단길, 황토 숲길, 불교문화 유물길 등 각기 특성화된 코스를 마련하고 있다.

수덕사와 예산군, 서산시, 당진군, 홍성군은 20억 원에 이르는 예산으로 '내포문화숲길'을 개발하기 위한 협정식을 맺은 바 있다. 원효대사 깨달음의 길, 가야산 둘레길, 천주교 순례길, 내포 동학혁명의 길, 보부상길, 백제 부흥군의 길, 폐사지 연결길 등이 여기에 조성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태안군 '안면송길'과 서산시 '보원사지 가는 길', 예산군 '예당호길' 등이 계획되고 있다.

충청도의 솔바람길이나 내포문화숲길은 자연과 역사, 종교 등이 잘 어우러진 품위 있는 걷기 코스라 할 수 있다. 자칫 지루하기 쉬운 걷기 여행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이루어진 코스 설계는 휴식뿐 아니라 교육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까지 챙길 수 있고 훌륭한 역사 탐방의 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충청도의 걷기 코스는 차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 이러한 올레길 개발에 나서면 아름다운 국토 순례길이 저절로 이어질 것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이 저절로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외로 유출되는 관광 외화도 국내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레길을 너무 관광 상품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골길이 가지고 있는 순박함과 고즈넉함을 잃어버리게 하고, 주민들의 평화로운 생활 터전을 흐트려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빨리 솔바람길이나 내포문화숲길이 열려 내가 살고 있는 충청도의 아름다운 길을 천천히 음미하며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 송정란건양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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