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뿌리 말려 달여 먹으면 당뇨 등에 효과

▲ 포도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덩굴식물 담쟁이덩굴.

아무리 하찮고 쓸모없게 보이는 것들이라도 자기 이름하나는 다 가지고 있게 마련인데 붙여진 이름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냥 대충 지어진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 누가 언제 어떻게 그 많은 것들의 특성과 특징, 모양 등을 감안하여 영원히 변치 않을 이름을 붙여 주었는지 참으로 신기하고 때론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생기게 되는데 담쟁이덩굴도 그 중 하나.

담장을 유난히 잘 탄다하여 담쟁이덩굴, 땅위를 뻗어가는 모양새가 마치 비단을 수놓은 듯 아름답다하여 지금(地錦). 이 덩굴은 포도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덩굴식물로 우리나라 전국 어디든 잘 자라는데 주로 나무나 바위, 담장 등에 바짝 달라붙어 위를 향해 뻗어가며 생장한다. 한번 달라붙으면 여간해서는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이 마치 살아있는 낙지나 문어의 빨판과 흡사한 느낌이다.

줄기가 다 자라면 길이가 10m가 넘는 것도 있고 줄기마다 다른 물체에 쉽게 잘 붙는 흡착근(吸着根)이 있어 나무뿐만 아니라 담장이나 벽, 암반, 심지어 콘크리트 벽에도 기가 막히게 잘 타고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나 있으며 폭은 10∼20㎝ 정도의 넓은 달걀 모양으로 잎 끝은 뾰족하게 3갈래로 갈라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어떤 것은 완전히 3장으로 갈라진 것들도 있어 다른 식물로 착각하기 일쑤다. 꽃은 6∼7월에 황록색으로 피고 꽃잎은 길이가 2.5㎝의 좁은 타원형이며 열매는 흰 가루로 뒤덮여 있고 지름이 6∼8㎜이며 8∼10월에 검은색으로 마치 후 머루송이처럼 달린다.

민간에서는 줄기와 뿌리를 약으로 많이 쓰는데, 늦가을 단풍이 들기 시작할 때 굵고 오래된 것을 채취하여 칼이나 낫으로 겉껍질을 말끔히 벗겨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렸다가 물에 푹 달여 마시거나 술을 좋아한다면 소주에 3개월 이상 주침하여 숙성시킨 후 저녁때 조금씩 음용하면 당뇨병의 혈당치 조절과 골절로 인한 어혈을 푸는데 아주 좋다.

각종 관절염이나 근육통, 골절로 인한 통증 등에 유용하며, 뱃속에 덩어리를 없애고 여성들의 적백대하, 남성들의 양기부족, 가래나 기침에도 도움이 되며 밥맛을 좋게 하기도 한다. 또 오줌을 너무 자주 누게 되는 증상에 이 덩굴을 진하게 달여 하루 3번씩 며칠 나누어 마시면 큰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줄기에 달콤한 즙액이 많아 천연 감미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에는 바위나 담장 등에서 자라난 것보다는 참나무나 소나무를 타고 올라간 것을 이용하며 가능하면 깊은 산속 소나무를 감고 올라간 굵기가 2.5㎝ 이상 되는 싱싱한 것이 훨씬 좋겠다.

가정에서 간편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주전자에 말려둔 재료를 적당량 넣고 차(茶)처럼 끓여내면 은은한붉은빛이 도는 천연 웰빙 건강차가 되는데 약간 단맛이 있어 먹을 만하여 그냥 차나 숭늉, 물 마시듯 자연스럽게 즐겨 마시면 몸에 좋은 산야초차(山野草茶)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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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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