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고3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이 맘 때면 어김없이 절이나 교회에서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뉴스를 통해 보도 되곤 한다. 바다에는 해삼, 산에는 산삼, 집에는 고삼이 가장 귀한 것 세 가지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고3은 특별 대우를 받는다. 고3을 둔 어머니들은 자식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희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그것은 곧 자신의 희생이 부족한 탓이라고 여기는 부모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시험의 결과가 나쁘면 부모 탓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시험을 보고 나면 학생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나뉜다. 시험 결과를 자신의 탓으로 여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남의 탓으로 돌리는 학생이 있다.
이렇게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어디에 두느냐를 귀인이라고 한다. 귀인에는 능력, 노력, 운, 타인, 과제곤란도 등이 있는데 귀인에 따라 다음 시험의 성공과 실패를 예언해 볼 수 있다.
귀인에 따른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첫째, 실패의 원인을 능력 부족이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머리가 나빠서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말이다. 그런 학생들은 절대 노력은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능력 부족만 탓하고 세월을 보낸다.
둘째, 실패의 원인을 운이 없었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 운이 없어서 공부한 것이 시험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며, 자신은 늘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셋째, 실패의 원인을 타인에게 두는 학생들이 있다. 선생님이 맘에 들지 않아서 공부하기 싫었다, 친구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선생님이 불공정했다고 늘 남의 탓만 한다.
넷째, 실패의 원인을 과제 곤란도에 두는 학생이 있다.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점수를 잘 받지 못했다고 시험 문제에 불만을 갖는 경우이다.
이처럼 '머리가 나빠서 아무리 해도 안 된다',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 '선생님이 나에게만 나쁜 점수를 준다' 등등 모든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이런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을 항상 남의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 와도 항상 문제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기 보다는 외부로 돌린다.
하지만 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는 학생이 있다. 이런 학생은 자신을 철저히 분석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늘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다음 시험의 성공을 위해 더욱 더 열심히 노력을 한다. 설령 실패해도 절대 운이나 남의 탓을 하지 않는다. 이런 학생들은 다음 시험에 성공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태어나면서 월등히 높은 지능을 부여 받으면 남들 보다 노력을 덜 해도 암기 과목에선 높은 성적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수능이나 일반 시험이 암기력만을 테스트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빨리 간파하고 남들보다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머리만 믿고 놀고 있는 동료보다 빨리 성공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땅의 수험생들이여! 모든 것이 내 탓이다. 성공도 내 탓이고, 실패도 내 탓이다. 시험의 성패를 내 탓으로 돌린다면 다음 시험에서 분명 성공할 것이다. 그러니 1년 내내 살얼음 판을 걸었을 부모 탓을 하지 말고, 어려운 시험을 탓하지 말고, 운 없음도 탓하지 말고 당당히 자신을 탓해 보라. 그러면 다음 시험에선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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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준목 괴산 목도초 교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