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전통의 계승

11월 11일은 '선비의 날'이다 이는 너무 이색적 주장이라 할 수 있다. 달력에 '농업인의 날'이라 돼있다. 세간에 '빼빼로데이'행사가 더 성행하고 있다.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다음은 '빼빼로데이'에 대한 인터넷 '위키백과'의 설명이다.

일설에 의하면 빼빼로 데이는 1996년 부산의 여중생들이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 "빼빼로처럼 날씬해져라"는 뜻으로 서로에게 빼빼로를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원조 빼빼로의 제조사인 롯데의 판촉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2003년 11월 11일, 안철수는 빼빼로 대신 가래떡을 즐기자는 의미에서 사내 행사로 "가래떡 데이"를 열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대한민국에서의 "가래떡 데이"의 유래가 되었다. 매년 11월 11일에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가래떡 데이와 관련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빼빼로데이'는 상업적이며 서구적 경향이 있는데 반해 '가래떡 데이'는 한국적이며 전통의 계승이라는 차원에서 격조가 있다.

필자는 10여년 전부터 대학 등 강의시간에 '11월 11일'을 '선비의 날'로 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十一月 十一日'을 위 아래로 붙여쓰면'선비 사(士)' 2개가 된다. '선비'라는 용어는 격조있는 명칭이다. 선비는 전통적으로 유학에서 유래됐다.선비의 사전적 의미는 '학식은 있지만 벼슬하지 않고 학문을 하는 사람'이다. 이 시대에 맞게 정의한다면 '이성적 판단력을 구비한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선비는 학문을 통한 지식적 교양과 예의범절을 갖추어 자기를 완성한 후 사회국가를 위해 봉사기여하고 사회를 개혁쇄신할 수 있어야한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빼빼로데이' '가래떡 데이' 날의 행사도 하면서, '선비의 날' 행사도 하자. 자신이 선비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이 선비가 되고 싶은 사람은 거행하면 된다.

'선비의 날'행사는 이렇게 하면 된다. 첫 번째 '선비헌장'을 낭독한다. 두 번째 '우리는 선비의 도리를 다한다'라고 삼창한다. 세 번째 '붓 연필 볼펜 책 녹화영상물'등 예전의 '문방사우'격에 해당하는 선물을 참석한 사람끼리 서로 교환한다. 네 번째 달콤하고 감칠맛 나는 조청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드러운 떡가래를 찍어 먹는다. 그 외 '단술'과 맛있는 떡도 먹는다. 다섯 번째 정겹게 식사하면서 문예적 평론도 하고, 이 시대의 당면한 문제에 대해 담론한다.

'선비의 날'행사의 효용은 첫째 쌀로 만든 우리 전통식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새로운 식품개발의 의지를 고취할 수 있다. 둘째 이 음식을 상식 할 경우 쌀 소비를 촉진하여 농업인과 정부의 고충을 삭감할 수 있다. 셋째 밀가루와 설탕을 수입하는데 드는 외화를 다른 '문화 또는 기술'의 수입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 넷째 국민의 문화수준을 향상시켜 문화선진대국 건설에도 실익이 된다. 이렇듯 '선비의 날'행사를 하면 일거다득이다.

2010년 '선비의 날'엔 '선비'라 긍지를 갖는 사람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 이상주 극동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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