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사용법에 따라 손·발풀무로 구분

▲ 발풀무

풀무는 철광석을 녹여 쇠를 뽑아내는 제철작업과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거나 또는 쇠를 녹이기 위하여 화덕에 바람을 불어넣을 때 사용하는 연장이다. 다른 말로는 궤풀무라고도 하는데, 이는 생긴 모습이 마치 상자모양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인 듯 하다.

불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하여 사람의 힘으로 바람을 불어 넣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처음에는 좁고 긴 관을 통하여 간단한 형태의 가죽주머니를 이용하여 바람을 불어넣도록 만들었으나 높은 온도로 올리기에는 힘이 너무 들어 이것이 점차 기능적으로 발전되어 오늘날의 풀무모습이 됐다.

풀무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손잡이를 밀고 당기는 손풀무이고, 다른 하나는 발로 밟아서 바람을 내는 발풀무(골풀무, 디딜풀무)이다.

손풀무는 크기가 중형과 소형으로 작은 대장간이나 두석, 입사, 유기 등금속공예품을 만드는 장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발풀무는 철광석을 녹이는 제철작업과 쇠를 녹여 무쇠솥과 쟁기 등을 만드는 가마점과 같은 쇠 주물점과 강철을 이용하여 도끼, 큰 칼 등을 만드는 비교적 규모가 큰 대장간 등에서 사용 했다. 조선시대의 유명한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단야도에 발풀무를 사용하는 그림이 있다.

풀무의 모양은, 먼저 발풀무는 직사각형의 상자에 좌위에서 발 디딤판을 번갈아 가며 눌러서 제철로나 화덕에 공기를 불어넣는 구조이다. 좌우에서 각 2명씩 보통 4명이 풀무질을 수행한다.

손풀무는 직사각형의 상자통 앞과 뒤쪽의 상단부에 공기 흡입구를 각기 만든 다음 가죽으로 막는다. 이때 가죽은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라 위쪽만 붙어있고 아래쪽은 흡인되는 바람에 의해 열리는 구조로 돼있다. 바람이 풍로로 연결 되는 배출구는 상자의 한쪽면(왼쪽 또는 오른쪽) 아래쪽에 위치하며, 풍로를 통하여 로와 화덕과 연결된다.

풀무에는 대단한 과학원리가 숨어있는데, 풀무의 손잡이를 잡아당기거나 밀면 앞·뒤의 흡입구를 통하여 들어온 공기가 배출구를 따라 로와 화덕으로 연속적으로 공기를 불어 넣는 것이다. 이 원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뒤쪽의 흡입구가 열리면서 공기가 유입되는 대신에 앞쪽의 흡입구는 닫히게 되며, 거꾸로 손잡이를 밀면 앞쪽의 흡입구가 열리면서 공기가 유입되는 대신에 뒤쪽의 흡입구가 닫히게 된다. 이렇듯 풀무는 밀거나 잡아당길 때 압축 된 공기가 배출구를 따라 로와 화덕 등에 공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와 같이 밀고 당기는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화덕의 불 온도를 조절하게 되는 것이다.

풀무에 달려 있는 가죽막이는 요즈음의 밸브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과학슬기를 찾아 볼 수 있다.

▲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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