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규 제천팀장

제천시의회가 해마다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지난 26일부터 7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7일간의 행정사무감사는 자지단체가 한 해 동안 집행한 각종 행정전반에 걸쳐 주민을 대변해 의원들이 짧은 기간에 평가하고 감사하기에는 빠듯한 일정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한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실제 4~5일에 불과해 제대로 된 감사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이다.제대로 증인채택도 못해 보고 감사가 끝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민선5기 동안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인 만큼 의원들 나름대로 날카로운 질의와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지만 지적사항을 얼마나 도출해낼지 결과가 주목된다.
어쩌면 민선5기 임기동안 마지막 행정사무감사가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의정생활에 대한 평가일 뿐만 아니라 의원 개개인들의 능력과 함께 의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다양한 척도가 될 것이다. 이에 집행부의 모든 관계 공무원은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적사항이나 권고한개선 사항, 또 정책적 대안에 있어서 주민의 뜻으로 겸허히 수행해 충분한 행·재정적 검토를 통해 모든 업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
행정사무감사란 지방자치법 제36조에'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한 정책의 내용이나 혹은 수행중인 특정사무에 대해 지방의회가 사실내용을 확인해 행정운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 조치하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그 의미를 보면 보다 적극적인 감사를 통해 집행부의 전횡을 막는 수단으로 그 만큼 적절한 것도 없는 듯하다. 물론, 집행부의 견제수단으로 악용(?) 될 수 있는 소지도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 실시 이후 집행부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행정사무감사 무용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일회성 및 중복감사, 폭로성 감사 등의 폐단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또 감사 기법에 대한 경험이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감사활동기한의 제한과 법적 구속력 미흡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렇다고 지방의회에서 행정 감독통제기능을 묵살한다던가, 감사 및 조사 자체를 불필요한 것처럼 매도해서는 안된다.그럴수록 문제점을 보완해 지방자치의 참뜻을 살리고민주주의 정착을 위해서는 지방의회에서 집행기관에 대한 행정감독 및 통제기능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여기서 의원들을 상대로 하는 과장급이상은 적어도 공무원 생활 20년을 훨씬 넘긴 행정프로들이다. 의원들은 이들에 비해 전문성이 대거 떨어지는 행정아마추어 수준에 불과하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잡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길 밖에 없다. 남은기간동안만이라도 적극적인 행정사무감사에 임해주길 주문한다.
지방의원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기관의 정책 진행 과정을 지역주민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지역 주민은 의회가 주는 정보를 보고, 듣고, 지방자치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또한 스스로 평가함으로써 주민참여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권은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 민주성을 확보해 책임행정구현과 행정서비스의 질적 도모를 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지방의원은 평소 복잡한 지방행정의 각 분야를 깊이 들여다보고 주민들과 몸을 부대끼며 무엇이 지역사회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건전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옳다. 그래야만 이성적 비판과 대안제시를 통한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며, 능률적이고 생산적인 감사를 통한 건전한 군정이 기대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바람이다.
/박장규 제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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