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 "대승적 차원 경선 참여해야"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자신의 거취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와 대권경쟁자들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18일 최종 회의를 갖고 경선 룰을 확정 발표키로 한 가운데 나흘째 칩거중인 손 전 지사가 이르면 이날 중 경선참여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특히 손 전 지사가 경선 불참이나 탈당을 전격 선언할 경우 향후 대선구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손 전 지사를 만나기 위해 백담사로 향하던 중 차를 돌렸던 강재섭 대표는 이날도 손 전 지사의 연락을 기다리며 회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권교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경선에 참여할 것을 여러 채널을 통해 손 전 지사에게 전했다는 후문이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현안브리핑에서 "손 전 지사를 포함한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모든 분들은 한나라당에 보배와 같이 소중한 존재"라면서 "국민은 대선주자들에게 자신을 죽이고 대의를 쫓는 순교자의 정신을 그 어느 때보다 요구하고 있다"며 손 전 지사의 경선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16일 강 대표가 제시한 경선 룰 중재안을 사실상 수용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손 전 지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범여권, 李-朴양자대결 반사이익 기대

한나라당 빅3 예비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경선 불출마 여부 등 거취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든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 등 범(汎) 여권이 손 전 지사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손 전 지사가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한 발짝 더 나아가 탈당을 결행할 경우 대선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되고 범여권이 추진중인 정계개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

일단 범여권에서는 한나라당내 개혁진영을 대표하던 손 전 지사가 경선에 불참하게 되면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양자 대결로 정착됨으로써 보수색채를 분명히 하게 된다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통합신당모임 이강래 의원은 18일 "한나라당의 주류는 보수이고 영남"이라며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내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주류가 아니기 때문이고, 그가 경선에 불참한다면 그것은 그런 한계를 절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 손 전 지사가 빠진 상태에서 경선을 치른다면 보수 경상도 정당이라는 본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며, 이는 한나라당의 본래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이라며 "한나라당이 보수로 회귀하고 영남 지역당이라는 게 확인되면서 전체적 지지도가 빠질 것이고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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