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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을 삼킨 배(腹)[전태익칼럼]
전태익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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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7.24  2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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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2일 밤, 청주박물관 야외행사장에서는 청주예총과 청주문협이 공동 주최한 `제2회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의 밤`이라는 운사(韻事)가 있었다. 이 자리에 초청된 허형만 시인은 남도 출신답게 자작시 `아버지`가 탄생한 배경을 말하며 노래를 구성지게 불러 매우 인상 깊었다. 남도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소리 한 자락은 할 줄 안다. 이 시는 국악 가수 장사익 씨가 불러 히트한 곡인데 시를 지은 시인이 부르니까 색다른 맛이 있었다.



임어당(林語堂)이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을 듣고는 "일본의 전통음악은 머리에서 나오는 소리라면 중국의 전통음악은 가슴에서 나온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음악은 배에서 나온다."고 말하였듯이 우리 전통음악은 횡격막 아래 뱃속에서 우러나온다. 곧 발성법이 배로부터 숨통을 통해 기를 몸 밖으로 밀어낸다. 이 때 기도 둘레의 근육을 오묘하게 조작하게 되는데 소리를 밀고 감고 찍고 짜고 깎고 짜고 조이고 턱 내려놓고 하는 등 각기 다른 서른여섯 가지의 성색을 내는 것이 한국 전통음악의 특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기쁠 때는 배꼽이 웃는다 하고 슬플 때는 애끓는다[斷腸]고 한다. 성날 때는 배알이 꼬인다고도 한다. 희로애락뿐만이 아니다. 선악과 미추도 뱃속이 검느니 희니 하였다. 의지도 배짱이라 하였고, 사고도 복안(腹案)이라 하여 배[腹]와 관련지어 말해 왔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배의 문화권`이다. 조선 철종 때 명창이던 이날치는 「굴린 목」의 절창이었다. 그가 새타령을 부르면 인근의 새들이 따라 울었다 한다. 그리고 순종이 전화기를 통해서까지 들었다던 이동백은 빨래 쥐어짜듯 하는 「짜는 목」의 절창이었다.

우리나라 판소리계는 순조와 현종 때 송흥록 모흥갑 등 명창, 철종과 고종 초에 박만순 이날치 등 명창, 구한말에는 송만갑 이동백 등 명창, 일제강점기에는 임방울 이화중선 등 명창, 그 후 일제 말에서 광복 이후에 걸친 인간문화재 제5호로 탄생한 10명창이 타계하였거나 생존해 계신다.



순자의 `악론편`을 보면 음악은 즐거움으로 그것은 반드시 소리로 나타나는데 동정(動靜)에서 형용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동정은 잘 다스려져야 하는 것이니 잘못 유도하면 혼란해져서 인간을 마침내 타락하게 한다. 순자는 악을 세운 방법을 이렇게 규정한다. "그 소리를 충분히 화락하게 하여 음란한 데 흐르지 않게 하고, 그 가사를 충분히 가려내게 하여 두려워하지 않게, 그 소리의 곡직과 다소, 비척(肥瘠)과 절주로 하여금 인간의 선심을 충분히 감동시키도록 하고, 모든 간사하고 때 묻은 기운을 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음악을 세운 방법이다."

또 `근사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음악은 마음속으로부터 나오고, 예의는 밖에서 표현된다. 음악은 마음속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에 그 정이 진지하며, 예의는 밖에서 표현되기 때문에 꾸며지는 것이다. 위대한 음악은 반드시 평범하며 중대한 전례[大禮〕는 반드시 간단하다. 음악이 있으면 원한이 없어지고 예의가 있으면 다투지 않는다." 서양음악에만 길들여진 사람은 깊이 새겨볼만한 명언이다.

/전태익 본지 객원논설위원 시인 주성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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