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한창인 가운데 kbl이 농구인들과 소통없이 일방통행식 행정을 일삼아 물의를 빚고 있다.
kbl은 최근 이사회에서 챔피언 결정전 5차전부터 7차전까지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상위팀 홈 경기장에서 1,2,6,7차전, 하위팀 홈에서는 3,4,5차전을 치르던 것을 상위팀 홈에서 1,2차전을 열고 하위팀 홈에서 3,4차전을 연뒤 5~7차전은 서울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kbl은 이런 사안을 추진하면서 서울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삼성과 sk 두 구단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
kbl은 "삼성과 sk 구단을 대표한 인사가 참석한 이사회에서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안은 다수결로 결정할 성질이 아니다. 삼성과 sk는 2001년6월에 50억원이라는 금액을 kbl에 내고 연고권을 산 곳이다. 말하자면 '남의 안방'이라는 얘기다.
삼성과 sk의 안방을 다 같이 공동으로 쓰자는 사안을 10개 구단 이사회에서 논의하는 데 있어서 다른 8개 구단과 삼성, sk의 의견을 똑같은 한 표로 처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먼저 삼성, sk의 양해를 구한 뒤에 이사회에 올리는 것이 순서다. 삼성이나 sk가 싫다면 제아무리 kbl이라도 챔프전 5,6,7차전을 서울에서 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다.
그러고 나서도 챔프 5,6,7차전을 서울에 내주게 되는 지역 팬들의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야 시즌 도중에 챔프전 일정을 변경하는 명분이 쌓일 수 있을 터다.
게다가 kbl이 지금 내건 명분도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주위로부터 'kbl이나 지방 구단들 수뇌부들의 챔프전 관람이 편하도록 하려는 것밖에는 명분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16일 대학연맹이 kbl의 최근 정책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인 드래프트에 1부 대학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하기로 한 부분도 대학 측과 전혀 협의가 없었다. kbl은 "과거 두 차례나 신인 드래프트가 파행으로 흐른 것 때문에 대학 선수 및 관계자의 참석을 절제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행의 이유는 오로지 대학 측에 있었고 그들의 참석만 막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농구인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이 스스로 '옳다'고 여기면 밀어붙이는 방식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kbl은 최근 기업 논리와 효율만 내세울 뿐 농구판을 구성하고 끌어가는 전체 농구인과 교감에는 관심이 없다는 질책이 자주 나오는 까닭을 새겨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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