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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한강'2부 5장 만세 삼창에 술이 석잔 186회 <만세를 부르는 동네사람들>
한만수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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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1.07  1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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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류상영>

이번에는 절 반 이상이 손을 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만세라는 소리는 입안에서 맴돌 뿐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허허! 참말로 큰일났구먼. 연습안하고 나갔다가는 학산면 모산 사람들 쑥맥들이라고 손구락질 받을 뻔 했네. 거기 태수하고 춘셉이 나이도 젊은 사람들이 왜 그릏게 맥아리가 읎는겨? 자, 다시 한번 젖먹든 힘까지 다 내서 만세를 불러 봐유. 자유당 마안세!"
"자유당 만세!"
"자유당 만세!"
"자유당 만세!"


황인술은 지금까지와 다르게 있는 힘을 다하여 발악을 하듯 두 손을 번쩍 치켜드는 사이에 와이셔츠 단추 하나가 도망가는 줄을 몰랐다.
하지만 효과는 있었다.
황인술의 만세 소리가 비봉산으로 메아리를 치기도 전에 둥구나무 가지가 들썩 거릴 정도로 우렁찬 만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참 잘했슈. 이븐에는 이동하후보님 만세! 만만세!"
"이동하후보님 만세!"
"이동하후보님 만만세!"
"진짜로 잘했슈. 인자 금방 제무시가 올팅게 그 동안 좀 쉬셔유."


황인술은 면장댁 골목에서 박평래가 무언가 들어 있는 종이박스를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 너럭바위에서 내려왔다.
"저 사람들이 뉘여?"
한 아낙네가 면장댁 골목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따 짜장면 먹을 생각항께 증신이 워티게 된 거 아녀. 상규할아부지 츰봐?"
"아니. 상규할아부지 뒤에 따라오는 여자들 말여."
"가만있어 봐. 옥천댁하고 승철이 고무들 이잖여."
"맞구먼, 옥천에서 선생 마누라한다는 여순인가 하는 큰 고무하고, 영동 정금당으로 시집간 작은 고무 순복이잖여. 지 동상 선거운동 한다고 엇지녁에 왔다가 하룻밤 자면서 대책 호의를 하고 시방들 나오는 질잉개벼."


젊은 아낙네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던 날망집이 토를 달았다.
"자, 수고들 많쥬. 부면장님이 영동까지 기냥 오시는 거이 심심하다고 담배 한갑씩 돌리라고 해서 갖고 왔슈. 아줌마들은 담배를 안핑께, 사탕 한 봉지씩 나눠 드릴팅께 받아가유."


박평래가 너럭바위 위에 종이박스를 내려놓았다.
한 갑에 백 환씩 하는 사슴담배를 꺼내 들고 흔들어 보였다.
"저거, 사슴 담배 아녀?"
"오늘 봉 잡았구먼."
"히히, 이왕이믄 돈으로 주지. 암만 먹어도 배가 안 부른 담배를 주믄 뭐 한댜."


남정네들이 우르르 너럭바위로 몰려들었다.
황인술이 재빠르게 박스 앞으로 가서 줄을 서서 차례로 받아 가라고 말했다.
"수고들 많으시네유."
"요새 한참 바쁘실텐데……"


마치 이병호 환갑잔치라도 하듯 똑같이 옥색 한복을 입은 이여순과 이순복이 사람들 사이를 다니면서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건 또 머여?"
"보믄 몰라, 어깨띠 잖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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