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오픈하기 전까지만 해도 개인적으로는 재래시장에 대해 별관심이 없었으나 이마트가 오픈한 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예상대로 재래시장을 비롯한 일반마트에 위기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제천지역에는 중앙, 역전, 내토 등 3곳의 재래시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요즘 들어 이들 재래시장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각종 이벤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재래시장을 비롯한 소규모의 상업경영인들은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당장 때려치우고 싶을 것이다. 나라 전체가 불경기인 탓도 있겠지만 이마트 오픈으로 인해 상인들의 마음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한 때는 대형마트가 입점하기 위해서는 눈치라도 봤는데 이제는 전국적으로 여봐란 듯이 문을 열고 있다.
제천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상업경영인들도 처음엔 항의도 하고 시위도 하면서 대형마트의 진입을 막아보려 애썼지만 요즘은 어쩔 수 없는'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더욱 난감한 것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진입을 반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사실 기분 좋은 일이다. 누구든 소비자라면 대형마트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한 예로 지난해 여름에는 시원한 대형마트에서 피서(?)를 즐기며 나도 물건을 산적이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편리함에 슬슬 빠져들고 있는데도 재래시장의 대응은 과연 살자는 건지 망하자는 건지 모를 지경일 뿐만 아니라 아니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비상상황에서는 비상한 방법이 나와야 하며 특별한 지경에는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아우성만 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재래시장 이용하기' 따위의 감성적 접근으로 재래시장을 살릴 수는 없다.
상인들도 친절결의나 서비스개선의 구호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아 하므로 안된 말이지만 상가 경영인들의 자구노력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인식해 경쟁력 없는 점포는 폐쇄 한다는 각오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다면 상인들끼리 전담 특별 기구를 만들어서 중지를 모으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지금까지 시도 재래시장을 살려 보겠다는 행정을 동원해 깨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을 해온 것은 아닌지 냉정히 점검해야 한다.
그동안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그리고 공무원들이 국내 재래시장을 많이 견학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진 재래시장을 보고 느끼고배운 것이 많을 텐데 어떤 형태로 재래시장발전에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한 것 중 하나다.
우선 견학을 통해 보고 느낀 점 하나만이라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지난번 선거 때 보니 출마자들 거의 모두가 내세운 공통된 공약이 경제 살리기였다.
그러나 경제 살리기는 공약으로만 되는 것은 아닐 듯싶다. 그렇다고 기업유치니 일자리창출이니 하는 그럴듯한 용어로 포장한다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도 아니다. 그 지역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재래시장 하나도 살리지 못하면서 경제 살리기 운운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정말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면 거창한 개발계획들을 발표하기보다 기존의 상권부터 활성화시키고 볼 일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재래시장 살리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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