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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제2부 6장 화려한 상봉 194회 <술을 마시는 경훈>
한만수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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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1.19  14: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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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류상영>

"고향에서 부모님이 올라오셨나봐. 이렇게 든든한 형제들이 서울에서 자리 잡고 있으니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시겠어."


"좋아하기는유. 머. 사장님. 사장님이 젤로 자신 있게 맨들 수 있는 요리가 뭐유?"


경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백씨에게 고개를 돌렸다.


"나야, 뭐든 자신있지. 이런 데서 장사를 해도 맛은 누구한테 뒤지지 않으니까 주문만 해 봐."


"아! 나 같은 촌놈이 중국요리 이름을 워치게 알아유. 그랑께 머머 를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지 쫘악 읊어 보세유."


경훈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호기를 부렸다.


"어머! 부모님께 대접을 하려나 보네, 그럼 탕수육하고 우동이나 짜장면으로 하는 것이 좋을 거야. 우리야 비싼 요리 팔아먹으면 좋지만, 시골서 올라오신 부모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효도하는 겨. 라조기나 류산슬 같은 것은 값만 비싸지 먹어본 사람만 먹을 수 있으니까."


"좋아유. 아줌마 말이 딱 맘에 들었슈. 그람 탕수육 특으로 한 개하고, 그 머셔 짜장면 네 그릇에다 빼갈 두 독고리만 우리 집으로 갖다 줘유."


"오케이, 번개같이 만들어서 갖다 바칠 테니까 기다려."


"츤츤히 갖고 오셔도 돼유. 오랜만에 만난 부모 자식지간에 할 말이 많을팅께."


경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어이구, 경훈이 왔구먼. 여보, 경훈이 좀 봐유. 그새 이릏게 장정이 다 됐네유. 에미가 보살펴 주지 않았는데도 너 혼자 이릏게 컸구먼. 요새는 니가 꿈속에서도 뵈지 않아서 을매나 걱정을 했는지 몰라. 옛말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드니 으쩌면 그 말이 그릏게도 똑 맞아떨어진다냐."


날망집은 경훈을 와락 껴안고 눈물을 뿌렸다. 얼굴을 쓰다듬고 등을 쓰다듬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면서 너무 기뻐서 다리를 동동 굴렀다.


"큼!"


장기팔도 반갑기로 말하자면 날망집 못지않았다. 하지만 가장이다. 경훈을 보고도 허공을 바라보는 척 하며 큰기침을 했다.


"아부지 오셨슈."


경훈은 흘낏 밖을 쳐다본다. 행인 몇 명이 구경꺼리가 생겼다는 얼굴로 걸음을 멈추고 지켜본다. 반가움의 눈물을 억지로 참고 있는 장기팔에게 인사를 했다.


"아부지, 어여 방으로 들어가셔유. 절 받으셔야쥬."


시훈이 장기팔의 허리를 감싸고 가게방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도, 얼른 들어가유."


"그려, 절을 받아야지. 이 세상에서 느덜이 하는 절은 내가 받아야지 누가 받는다냐. 어이구 장한 것들, 우짜믄 이릏게 성공을 했냐. 모산 사람들이 니덜을 보믄 놀래다 못해서 기절초풍을 하겄다. 부모가 잘나서 돈을 쥐어 준 것도 아닌데……"


날망집은 가겟방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눈물을 흠치랴, 연신 경훈이며 시훈의 어깨를 쓰다듬고 손을 만지랴, 얼굴을 쓰다듬느라 정신이 없었다.


"절 받으셔유."


"오냐……"


아랫목에 앉아 있던 장기팔은 엉거주춤 일어나 날망집의 손을 끌어 당겨서 옆에 앉혔다. 시훈과 경훈이 큰 절 하는 모습에 눈자위가 시렸다.

그 동안 소식이 없어서 불행한 일은 당한 거는 아닌지, 서울이라는 곳은 눈을 뜨고 있어도 코를 베가는 곳이라는 곳인데 깡패들한테 끌려가서 맞아 죽은 것은 아닌지, 장날 염색을 하다가도 문득 하늘을 보면 형제의 얼굴이 떠오르고, 자다가 잠이 깨면 어둠속에서 형제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내려앉아서 잠을 못 이룬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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