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기획연재 >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 대하소설 금강< 197 >2부 6장 화려한 상봉
한만수  |  news@ccdaily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0.01.24  17:28:5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잠자코 앉아 있던 시훈이 침을 꿀꺽 삼키고 나서 말했다.
"그건 불법 아니냐? 내가 알기루는 양담배를 피거나 파는 사람은 죄다 감옥에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 짓을 그만 둔거유. 돈도 벌만큼 벌었응께 법에 걸리지 않는 장사를 해야 되잖유. 그래서 먼 장사를 할까 하고 형하고 및 일 동안이나 상의를 하다가 쌀장사를 하게 된 거유."
"그려! 참말로 생각 잘했구먼. 참말로 현명하게 판단했구먼. 자고로 바늘 도둑이 황소 도둑 된다는 말이 있다. 미군부대에서 물건을 몰래 빼 내는 거시 도둑질 아니냐. 도둑질로 만금을 벌아도 다 소용이 읎능겨. 그 당시는 좋을지 몰라도 은젠가는 반드시 그 죄 값을 받게 되어 있는 겅께."
장기팔이 비로소 안심이 된다는 얼굴로 자기 무릎을 딱 소리가 나도록 치면서 좋아했다.
"그람유. 그래서 욕심이 나기는 하지만 눈 딱 감고 그 일을 끊었잖유. 시방 생각해 봉께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들어유. 형도 나한테 맨날 그래유. 우리 생각 잘 바꿔 먹었다구 말여유."
"그려, 참말로 잘 생각했구먼. 이만하믄 대단히 성공한 거나 다름 읎다. 우리 동리서 면장댁 빼 놓고 박태수가 택택하게 사는 행핀이기는 하지만 니덜한티는 어림도 읎구먼. 당장 이 가게 전세 만해도 오십만 환이라고 했지 않느냐. 오십만 환이믄 박태수네 초가삼간을 다섯 채는 넘게 지을 수 있는 돈이고, 쌀이 및 가마니여……"
"큼! 그른 거는 계산 할 필요가 읎고 좌우지간 고생했구먼. 우리는 니덜한테 근 이 년 동안 소식이 읎어서 지대로 밤잠을 못 잔거는 사실이여. 하지만 인자부터는 두 다리 뻗고 자게 생겼구먼. 인제 영장이 은제 나와도 걱정이 읎겄다. 난 솔직히 경훈이 너 보담도 시훈이 때문에 걱정을 더 많이 했다. 시훈이가 장남이래서가 아녀. 군대 갈 나이가 됐는데 소식이 읎응께 을매나 속이 타겄냐?"
"군대 걱정은 안 해도 돼유."
장기팔의 말에 시훈은 교도소에 들어갔다 온 것이 발각이라도 난 것처럼 가슴이 덜컹 거렸다. 그러나 경훈은 여유만만 했다. 시훈에게 장기팔 모르게 눈짓을 보내고 싱긋이 웃었다.
"걱정하지 말라니? 구장 아들 광일이는 엄지손가락이 읎어서 군대를 안가도 된다지만, 사지 멀쩡한 시훈이 너는 군대에 갈 나이잖여."
날망집이 두 눈을 반짝이며 경훈의 말이 기대된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런 건 쪼끔도 걱정하지 마셔유. 아부지도 그런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겄지만, 시방 우리나라에서 부잣집이나 빽이 있는 집안자식들은아무도 군대 안 가는 세상유."
"그걸 누가 모르는 사람도 있댜?"
장기팔이 날망집과 같은 표정으로 반문했다.
"우리는 큰돈은 못벌었지만 요새가 굉장히 중요한 때유. 만약 시방 형이 군대를 간다고 생각해 봐유. 나 혼자 이 장사를 하겄슈? 어머 아부지도 짐작을 하시겄지만 택도 읎는 일이유. 그릏다고 이만큼 키워 놓은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읎잖유."
"그거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도리가 없잖여. 저 먹고살기 심들다고 너도나도 군대를 안가믄, 삼팔선은 누가 지키고, 간첩들은 누가 잡는댜?"
"아부지 말씀처럼 그릏게 쉬운 기 아녀유. 만약 형이 군대를 간다믄 우린 이대로 주저 안고 말지도 몰라유. 그래서 벌써 돈을 써서 면제를 받았슈."
시훈은 이미 전과자라서 현역소집을 면제받는 다는 통보를 받았다. 알맞게 취기가 오른 경혼은 시훈을 바라봤다. 시훈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있다. 의식적으로 시훈의 어깨를 껴안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기 사실이여?"

한만수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비주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