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박광호·편집부국장

대전에 있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충북 청원에 있는 한국교원대학교, 공군사관학교는 각기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는 대학교다. 소재지는 모두 지방이다. 그러면 이들 학교는 지방대학일까?

이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하다. 지방에 있으니 당연히 지방대학이라는 것서부터 단지 소재지만 갖고 따질 게 아니라 그 성격, 목적, 기능을 볼 때 단순히 지방대학으로 분류할 게 아니라는 말까지 다양하다. 대학 교육 전담 부서인 교육인적자원부도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kaist가 지방대학이냐 아니냐는 최근 외무고시 합격자 발표에서 촉발된 뒤 지금도 화젯거리다. 올 제 41회 외무고시에는 독특한 유형이 처음 도입됐다.

지방인재 특별채용 방침에 따라 지방대학 출신자에 가점을 줬고 그에 따라 1 명이 합격했는데 그가 kaist 졸업생이었다. 당초 합격점 커트라인에 0.89점 차이로 떨어졌다가 이 제도로 턱걸이 합격했다.

소숫점 차이로 당락이 뒤바뀌는 고시다보니 시험을 본 많은 응시생과 관심있는 지원생들이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amp;amp;amp;amp;quot;어떻게 대한민국 유수의 인력이 모여 서울대학교에 버금 간다는 kaist가 지방대학이고, 그 졸업생에게 혜택을 주느냐&amp;amp;amp;amp;quot;는 것이다.

kaist 관계자는이에 대해 &amp;amp;amp;amp;quot;그렇게 얘기하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참 어렵다&amp;amp;amp;amp;quot;며 &amp;amp;amp;amp;quot;일단 대전에 있고 비수도권 대학 아니냐&amp;amp;amp;amp;quot;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면 한국교원대학교는 어떨까. 이것 역시 딱 부러지지는않지만 kaist에 비해서는 조금은 쉬운 판단이 내려지고 있다. 우선 위치로 봐서 수도권 대학으로 보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학교 구성원이지만 직접 당사자가 아닌 대부분의 직원들은 지방대학으로 보고 있다.

다음이 공군사관학교인데 이 학교는 약간 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위치는 지방이지만 지방대학으로 보기 힘들다는 해석이다. 학교 관계자는 &amp;amp;amp;amp;quot;옛날에는 서울에 있었는데 그럼 그때는 수도권 대학이고, 지금은 지방대학이냐&amp;amp;amp;amp;quot;고 되물었다.

교육인적자원부 역시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amp;amp;amp;amp;quot;정책적으로는 엄밀히 중앙과 지방대학 구분이 없다. 재정 지원도 중앙, 지방대학 구별없이 단지 그 목적에 따라서만 집행될 뿐&amp;amp;amp;amp;quot;이라는 원칙론만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amp;amp;amp;amp;quot;굳이 중앙과 지방을 구별하려면 nuri(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 지원을 받느냐, 안 받느냐로 따져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다&amp;amp;amp;amp;quot;라고 말했다.

nuri사업비의 경우 kaist와 교원대학교는 받지 않는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대표적 이공계 두뇌집단인 포항공대는 받는다. 그럼 포항공대는 지방대학인가?

kaist나 포항공대는 지방대학이 아니다. 교육인적자원부 조차 명확한 개념이 없는 수도권 대학이냐, 지방대학이냐를 따지는 이유는 지방대학을살리기 위해서다.

대학 4년간 얼마나 '내공'을 닦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출신 성분'이 지방인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제대로 된 대접은 커녕 서운한 차별을 받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지방대학 출신 우수 자원에게 가점을 줘 가면서 사회 진입 벽을 낮춘다는 게 지방대학 지원이고, 지방인재 육성이다.

그렇지만 kaist나 포항공대는 다르다. 내공을 얼마나 쌓았느냐는 둘째고 일단 그 학교를 나오면 우수인재로 대우 받는다. 굳이 지방대학으로 분류해서 가점까지 주지 않아도 알아서 모셔간다. 그런데도 소재지만 따져 억지로 지방대학으로 대접하는 건 하나만 보고 열은 안 보는 정책 편의주의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박광호&amp;amp;amp;amp;middot;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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