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을 머금은 햇빛이 화사하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이 날마다 새로워진다. 그런데 새로워지는 것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나름의 다름이 있다. 신생아로 태어난 아이가 자라면서 나름의 성격을 소유하고 배움과 익힘의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처럼 자연도 변화에 독특함이 엿보인다. 마감과 시작이 점철되는 시기가 왔다. 졸업식이 갖은 화제를 낳고 있다. 합격과 불합격의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합격한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즐겁고 희망적이며 날마다 새로울 것이다.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사람은 낙담과 쓸쓸함과 심지어는 비통함에 시달릴 것이다.
시작점에 선 사람들
하지만 얼었던 날은 풀리고 햇살도 온기를 더하는 봄, 희망 계절이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합격한 사람은 물론 실패한 사람에게도 희망과 출발의 시간이 오고 있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마다 얼었던 땅이 녹아 부드러워진 땅을 밟고서 입학식이 거행된다. 시작의 축제가 펼쳐진다. 입학식이 거행되는 동안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도 분명 시작의 의미를 새길 것이다. 그러나 합격에 실패한 사람은 시작의 축제에 소외되고 일 년의 고행을 자처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자신의 인생을 위한 일 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인생은 길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적어도 반세기 이상 달려야 하는 마라톤이다. 실패와 낙담이 깊을수록 도약을 위한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할 때다.
꿈을 향한 도전의 시기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는 공자의 지우학(志于學)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 둔다는 말이다. 삶의 목표를 설정할 때는 자주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부모님이나 다른 주변 사람들의 의견은 참고 자료일 뿐이다.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다.
청소년기는 실패에 대한 걱정보다 원대한 꿈을 향한 도전의 시기다. 그런데 졸업 후 알몸 뒤풀이 행태를 보이는 요즘 일부 청소년은 기성세대의 안정된 현실에만 안주하려는 경향이 엿보인다. 기성세대를 그대로 모방하는 지우학(志于學)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지우학(志于學)의 뜻을 아는 사람은 늘 새로워지는 사람이다. 그것은 분명한 목표, 반드시 이루어야 할 무엇이 생겼기 때문이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는 스스로 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만든다.
합격과 불합격의 갈림길에서 펼쳐지는 시작의 축제시즌에 공자의 지우학(志于學)을 생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