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덕연구개발특구, 이대로는 안된다 (3)

대전의 한 대학 창업보육센터에서 창업한 n사는 뛰어난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회사는 보육센터를 졸업한 후 정작 회사는 충북 청원군 부용산업단지에 차렸다.

n사는 보육센터를 졸업하면서 대덕특구입주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특구 입주가 무산돼 대덕과 바로 붙어있는 부용면에 입주키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부용면은 2년전 대덕특구 범위확대 논란 당시 청원군 현도면 등과 함께 특구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었던 지역이다.

행정구역으로야 엄연히 나뉘어져 있지만 지리적으로 볼때는 대전시와 붙어있는 지역으로 지가도 매우 저렴해 충북도는 특구의 단점을 메워줄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했었다.

글 싣는 순서

1. 특별한 것 없는 특구 전락 우려

2.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로서의 위상과 과제

3. 기업중심 선택과 집중 지원에 해법

생산기능의 한계를 갖고 있는 대덕특구가 들어 오겠다는 기업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와 비난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 기업인은 기업인들은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있을 뿐 대덕의 외형엔 관심이 없다며 대덕특구에 대한 정책이 기관 중심이 아닌 철저한 기업중심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얘기해도 특구지정 초기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또 기업들을 한데 불러 모아 벌이는 각종 모임과 행사도 무언가는 해야 하는 과기부와 특구본부의 실적 관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건물을 올리고 행사를 추진하는 돈으로 경영자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차리리 나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과학기술부에서 주도하고 있는 벤처환경 생태 조성사업들은 일단 겉모양은 화려하다.

창업 경영 지원 촉진을 위하 각종 컨설팅을 해주고 예비창업자를 지원해주는 하이업(high-up)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ceo과정이나 창업과정 등 교육사업도 벌리고 특구펀드를 조성해 자금도 지원해준다.

비즈니스 정보센터를 구축해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각종 전시회와 해외마케팅도 지원하며 최근에는 비지니스 허브센터 기공식도 가졌다.

하지만 이런 지원책들은 여타의 지자체도 대부분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모 대학교수는차라리 충북도 처럼 대기업을 하나 유치해 유치해 여타의 중소기업들을 자연적으로 흡입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며 대덕을 이끌어가고 있는 번듯한 거점 기업 하나 없다는 점은 두고두고 특구의 숙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구출범이후 코스닥 상장사가 7개에서 13개로 증가했고 입주기업도 100여개 이상 증가했지만 고만고만한 벤처기업이 대부분으로 고용창출과 생산성은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는 실정이다.

또 정부 출연연의 연구성과를 기업화시킨다는 연구소 기업도 당초 기대라면 각 출연연 마다 봇물처럼 나와야 하는데 현재까지 고작 3개만 설립돼 성과를 운운하기엔 아직 이르다.

특구내에 스타기업이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에 선뜻 기업이름을 대지 못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출연연의 막강한 기술과 인적네트워크가 그동안 기업에 고스란히 전달되지 못하고 외형만 부풀려져 외부에 발표되고 하는 것도 지양돼야 한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특구지정이 출연연을 기반으로 추진되기는 했지만 특구의 장래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무게중심이 옮겨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 오창에 위치한 기업은 오송과 대덕중 어느곳에 연구소를 지을지를 두고 한동안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이 회사는 고민끝에 대덕 보다는 오송을 택했다.

회사의 특성상 생명공학연구원이 위치한 대덕으로 연구소를 지으면 시너지가 있을 것임에도 오송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오송이 대덕보다 기업중심적인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현재수준의 출연연과 기업의 협력관계로 볼 때 2015년 세계적인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완성이라는 비전실현은 허울좋은 목표가 될 지도 모른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대전=조명휘 기자 jo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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