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이홍주 기자

▲이홍주 기자
인터넷 공간에서는 ucc(user created contents) 열풍이 한창이다. ucc 인터넷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웹에서 ucc는 미니 홈피나 카페에 자기가 지은 시나 배경화면 등을 서로 공유하거나 평가를 바라고 시작됐다. 두컷짜리 만화 속 말풍선을 활용해 여러 내용을 담았던 조삼모사 시리즈, 난감하거나 우스꽝스런 연예인 사진에 기막힌 설명을 단 굴욕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교사폭행문제나 개똥녀 사건 등은 나름대로 도덕 불감증과 같은 고발 내용을 담아 사회적 반향을 불러왔다.

이러다 보니 인터넷 포털 업체들의 관심은 단연 ucc를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갈 지에 관심이 많아졌다. ucc를 담을 수 있는 불로그 서비스와 사진 등 각종 개인 콘텐츠 관리서비스에 이어 이제는 동영상을 직접 편집하고 인터넷에 올리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잘만하면 사업 모델로 해 볼만한 일이다. 일반 기업도 이 ucc를 갖고 어떻게 광고와 연결시키고 더 나아가 돈을 벌 수 없을까 궁리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ucc를 통해 한 몫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눈에 불을 켜고 있다. 박근혜 전대표의 피아노치는 대통령, 이명박 전시장의 명빡이같은 내용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서 나름대로 재미를 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ucc 열풍을 타고 또다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어린학생이나 청소년을 둔 학부모들이다. 18일 오후에는 모 포털 사이트에 성인용 동영상이 6시간 동안 그대로 노출됐다. 조회수도 무려 2만건이 넘는 상황이 벌어졌다. ucc의 순기능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른 순간이었다.

인터넷 선진국이라는 명성에는 그만한 도덕률이 있어야 한다.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개선하도록 하는 것은 인터넷의 순기능에 속한다. 그러나 말초 신경만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악용한다면 우리는 인터넷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을 것이다.

이홍주 기자ㆍ adsllhj@cc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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