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 삼베 등에 바람을 받아 나아가게 하는 기구

[충청일보]윤극영의 동요 '반달' 가사에 보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라는 내용이 보인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돛대와 삿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아는 독자는 얼마나 될까?

돛대와 삿대는 바로 우리 고유 배(사진)의 추진구이다. 우리배의 핵심 추진구로는 삿대와 돛과 노를 들 수 있다. 삿대는 배 갑판에 놓인 기다란 대나무나 장대를 말하는데, 배 위에서 삿대로 축대나 땅을 밀어서 포구에 정박한 배를 물가에서 떼어내거나 댈 때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추진구이다. 돛대란 배의 갑판인 겻집 위에 세운 기둥으로 긴 나무를 매끈하게 다듬어 만드는데, 돛대의 목재로 사용되는 수종은 소나무와 참나무 등이다. 돛대는 배의 용도나 규모에 따라 배치하는 수량이 정해지며, 앞 돛대는 바로 세우고 뒷 돛대는 뒤쪽으로 기울여 세운다.
앞 돛대를 이물대(이물돛대)라 하고, 중간 돛대를 한판돛대 또는 허릿대라고 하며, 뒷 돛대를 고물대라 한다. 돛대에는 돛이 설치되는데 돛은 바람을 받아 배가 나아가도록 하는 추진기구이다.

돛은 삼베, 무명, 부들자리 등으로 만든다. 돛으로 사용하는 천은 갈물이나 황토로 물을 들여 천을 질기게 함으로써 바람을 더욱 많이 받게 한다. 특히 황토로 물을 들인 천은 작은 구멍을 막아 바람을 많이 모으며 햇볕이나 비바람에 빨리 삭는 것을 방지한다.

돛은 직사각형으로 돼 있고, 돛 폭의 가로 방향에 일정한 간격으로 '활대'라고 하는 대나무 가름대를 부착한 것으로서 중국식 돛과 그 기본형태가 같은 활대붙이 평형러그세일 (balanced stiffened lug sail, 從帆)이다. 이런 동양의 러그세일은 조작이 용이하고 역풍에 강한 특성이 있다.

노(櫓)는 사람의 힘으로 물을 밀어내어 그 반작용으로 배를 나아가게 하는 추진구로 배의 멍에나 고물에 설치한다. 노는 바람이 없을때 추진구 역할을 한다. 노는 급류나 역류에서 항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구역에서 사용된다. 우리 배의 노(櫓)는 배의 뒤쪽에서 추진력을 발휘하므로 카누와 같이 양쪽에 부착하는 양노(洋櫓)보다 과학적이며 적은 수의 노로 추진력을 발휘해 대형 선박도 쉽게 부릴 수 있다. 특히 수중에서만 작동하는 스크루(screw)방식으로 카누의 노와 같이 작동 후 원위치로 가는 공회전이 없고 연속적으로 추진력을 발휘한다.

아울러 노가 물고기 지느러미의 방향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서양 전투함은 노를 안으로 끌어 들이기전에 다른 전투함에 부딪히면 노가 부러져 전투력을 상실하지만 우리 판옥선이나 거북선은 회전력이 좋은 평평밑과 함께 그럴 염려가 없이 계속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 윤용현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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