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크면 선생님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학생은학년이 올라가 담임이 바뀌었을 때도 모든 선생님이 다 그런 줄 알고 선생님 공포증에 걸려 있었다. 또한 학교 공포증 때문에 학교를 벗어나면 금방 괜찮다가도 학교를 보면 입술이 마르고 갈라 터진다.' 양업고등학교 교장인 윤병훈 신부님이 집필한교육 성공기, 제목부터 충격인 저서'발소리가 큰 아이들'이란내용 중 일부다.행동과 혹독한 반항까지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아무나 흉내낼 수 조차 없는 대안교육의 소중한 외침을 가슴 뻐근하게 공명하고 있다. '책임지고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학생들 곁에 있어주는 교사가 큰 교사다. 아이들은 그런 교사를 저절로 알아보고 존경한다'며, '얘들아, 선생님도 아프단다.'란 엄살 섞인 감동으로 꼴찌들의 통쾌한 반란도 결국 선생님의 손길이 해답임을 알려준다.

대체 벌 이야기

학교는 학생 행복을 위해 디딤돌을 놓는 곳이다. 교육은 만남과 진정한 관계 속에 영글어간다. 어떤 교육 목표를, 어떠한 내용과 방법으로 어떻게 성취시키고 평가할 것인가? 전통적 교실문화가 새롭게발전되기를 갈망하는 으뜸 요인으로 선생님의 역할을 꼽게 된다. 누가 뭐래도 학생의 직접변인은 선생님이고'수업은 곧 선생님'아니던가. 선생님 스스로 강하게 채워지면 강한 학생으로 출렁인다.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는 수레와 같은 이치가 바로 교육이다. 능력있는선생님 앞에 뒤쳐진 학생(급)을 찾아 볼 수 없다.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일, 바로 이 시대 교육자가 품어야할 매운 회초리다. 교육 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어른들이 더 비겁하다. 맞아야 비로소 아픔을 느끼는 바보이니 걱정스럽다.'학교에 교장선생님 보다 더 높은 사람이 있어선 안된다.'는 교육계 어르신 말씀을 닦으며 기다림의 여유를 챙겨 본다.체벌대신 처벌 쪽으로 무게를 둔 선진국 사례에'대체 벌'이야기도 신경 쓰인다. 내가 서당에서 동몽선습을 익힐 때의숱하던 종아리 얼룩,아버지께 들킬까 봐 뒤로 걷던 그 시절 훈장님이 그립다면 썰렁 개그일까?

김탁구의 스승

요즘 방영되는 모 방송국 드라마의 주 촬영지가 우리 지역이어서 관심 또한 남다르다. 어머니가 다른 형제의 성정과정이 빚는 갈등과 아픔에 성공을 예견하며? 마음의 후원자로시청율도 꽤나 높으리라. 김탁구 이복 동생은 어쩜 그림자처럼 붙어 도움은 커녕 쪽박마져 깨는 몰염치를 드러내고 있을까. 제빵실 규율이 마치 신병 훈련소 같아 가끔 웃음을 더 키운다. 그저 하찮은 먹을 것인 빵으로만 생각하기 쉬운 장인 정신의 남다른 고집과 혼을 불어넣기 위한 정체성이 다분히 교육적이다. 형과 동생이란 사실까지 숨긴채 사사건건 부딪칠 때마다 정학에 해당하는 '제빵실 출입금지'처분을 내리는 등, 스승의 고민 역시 남달랐으리라. 마침내 두 사람의 손목을 하나의 끈으로 묶어 사흘 동안 인내를 통해 고질적을 생각의 변화를 이끈 지혜가 정말 놀랍다. 일과는 물론 잠자리까지, 심지어 용변도 하나의 몸통이 되어야 했다. 양보와 희생 앞에 서서히 눅눅해지는 마음의 눈. 이렇듯 팔봉 빵집 교육 방법은자격증 가진 교육자를 뺨쳤다. 그날 날 밤 거의 뜬 눈으로 지샜다. 교직 새내기 시절, 말썽꾸러기 반 아이 때문에 사직서를 썼던 아픔이 살아나서다. '은사님이 저의 모두였다'며 벤처기업 경영자가 되어 찾아온 제자 앞에 다시 감동을 받은 실화까지 몽땅 잠은 방해받고 말았다. 묘약의 처방은 누구도 어렵다. 다만, 그 수준의 높고 낮음은 우리가 베푸는 질에 따라 천차 만별임을 기억해야 할 일이다. 비록 좁은 제빵실에서 스승의 풀무질로 사람 모습이 돼가는 김탁구 처럼.

▲ 오병익 청주교육청 학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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