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뒤쪽 고물에 매다는 크고 긴 널빤지

[충청일보]키(치, 舵)는 돛을 단 배의 방향을 조종하는 장치로서 배의 뒤쪽인 고물에 매다는 크고 긴 널빤지이다. 키는 널빤지 여러 개를 이어서 넓적한 키판(舵板)을 만든다.

우리 배의 키는 키를 설치하는 방향에 따라 앞쪽키(前向舵)와 뒤쪽키(後向舵)로 구분된다.

앞쪽키는 주로 민간 우리배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고물큰멍의 뒷쪽에 킷다리를 설치하는데 비해, 뒤쪽키는 판옥선과 같은 전함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고물멍에 앞쪽에 키다리를 꽂게 되어 있다.

우리 배의 키는 치분이 폭에 비해 길이가 매우 긴 형태의 옥치가 사용된다. 키는 타축 또는 키다리(키대)와 치분으로 구성된다.

타축의 상단에 수직 방향으로 몇 개의 구멍을 뚫고 단단한 참나무를 둥글게 깎은 창나무라 하는 손잡이를 박는다. 창나무는 키의 방향을 조종하는 키의 조종간 역할을 한다. 키의 타축에 일정한 간격으로 뚫어 놓은 구멍에 창나무를 이동하며 꽂음으로써 키의 깊이를 조절하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 배의 키는 유격이 생기게 된다.

타축의 하단부를 날렵하게 가공한 뒤 그 위치에 치분을 만들어 연결하는데, 사용되는 수종은 질기고 강한 상수리과의 나무를 사용하고 나무못을 박아 키판을 부착 시킨다.

키는 '키대'를 좌우로 감싸 안아 키대가 벗어나지 않도록 고정해 주고, 키의 회전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기발'에 고정돼 있다.

우리 배의 키는 타축이 고물의 구조와 같은 방향으로 끼워 맞춰지고 기다란 키판이 저판 밑으로 깊게 잠길 수 있게 하고 있다. 이것은 요트의 센터보드(center board) 처럼 배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여 심한 요동에도 무리 없이 항해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또한 낮은 수심을 지나가다 암초나 모래·갯벌에 키가 걸리더라도 저절로 빠져 올라가는 구조로 돼 있다.

▲ 윤용현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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