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는 세상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다인종 사회를 받아들이지 않고는 문화를 설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조만간 우리 옆집에도 흑인과 백인이 함께 살게 될 것이다. 아니 내 가족 중 누군가가 흑인과 백인을 배우자로 데려올 수 있다. 따라서 이제 동질성을 선포할 때가 되었다.
문화가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피와 언어가 섞이고 있다. 바벨탑 사건 이후 흩어졌던 인류가 이제 하나로 묶여지고 있다.
이제는 이 거대한 섞임의 물결을 막을 수 없다. 교통은 더 빨라지고 편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더 자유를 갈망할 것이다.
아무리 울타리를 둘러쳐도 전파가 그것을 넘고 컴퓨터가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이니 영국이니 프랑스니 독일이니 하는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한국의 문화가 단지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데 편리한 도구라면 그것은 이미 문화가 아니라 편견과 배타일 것이다.
이제 다 열어야 한다.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기준이 무언가? 그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인식일 것이다. 흑인이니 백인이니 황인이니 하는 구분은 진부하다.
그러므로 문화는 특정 집단이 자기네끼리 즐기는 것이 아니라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다. 다문화교육의 출발점이 여기다.
이집트의 파라오와 미이라, 메소포타미아의 문명도 이제는 더 이상 특정 지역에 있지 않다. 그것을 관람하는 자는 온 세계의 모든 사람이고 그들은 같은 공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당연히 파라오의 얼굴이 유럽인과 같아야 하고 동시에 나의 얼굴과 같아야 한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을 살펴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결혼가정 자녀수는 2008년 말 현재 5만 8,000명이다.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성남시(1,096명), 수원시(1,059명), 안산시(1,018명), 용인시(839명), 인천 남동구(808명) 순이고, 서울에서는 강서구(512명), 영등포구(503명), 구로구(458명)가 뒤를 이었다.
광역지자체별로는 경기(1만1,131명), 서울(7,500명), 전남(4,902명), 경남(4,601명), 전북(4,283명), 경북(4,235명) 등이다.
부모 원국적별로는 조선족(1만6,681명), 중국(1만889명), 베트남(8,194명), 일본(6,508명), 필리핀(6,378명), 미국(2,406명), 대만(1,515명), 태국(870명), 몽골(816명), 남부아시아(454명), 러시아(303명), 인도네시아(196명) 순이다.
사실 역사적으로 보면 다문화는 오래되었다. 이집트, 그리스, 로마 이래 서양 사회는 늘 다문화 사회였으며, 우리나라 삼국 시대나 고려 시대도 이미 외국과 빈번히 교류했고 일부 외국인은 한국으로 귀화하기도 하였다.
엄밀히 말하면 단일문화 사회는 있을 수 없다. 다만 오늘날 우리를 당혹케 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화가 무척 빠르게 또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한업, 2010)
이제 세계인은 모두 하나다. 이 동질성을 전제하지 않고는 다문화 사회의 유형과 특징에 접근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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