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탄생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제자원리가 과학적이고 문자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음소 문자이며 모음은 항상 일정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것은 1997년 10월 훈민정음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2007년 9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한국어를 국제특허협력조약 국제 공개어로 채택하였다는 것으로도 증명된다.

이러한 한글의 우수성은 88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월드컵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 알려 졌으며 외국인의 관심도 더 높아졌다. 이러한 관심의 저변에는 드라마나 연예인 중심의 한류 바람과 경제 발전의 공도 없지는 않다. 한글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한글을 배우겠다는 사람의 숫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데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어교육 방법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교육은 의사소통 능력 중심의 문법이나 회화 위주의 실용주의 교육 일변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다른 나라 언어를 체득하는 데에는 문화 능력이나 문학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특히 이들 연구자들은 문학은 언어학습 도구로 손색이 없으며,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등의 다양한 기술 영역으로까지 확대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문학이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에도 대상 국가의 문학 작품으로 학습하면서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 아는 것처럼 우리는 대상 국가의 문학 작품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워왔다. 문학작품에서 감동을 받고 외국어 습득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토대가 되었던 경험도 있다.

우리보다 먼저 외국인을 대상으로 언어교육을 시키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제2언어로서의 영어(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과정'에서 정규 교육 과정을 수강하기 위한 준비학습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서 학습자들은 '문법' 중심의 언어를 배우고 최종적으로는 '문학'을 학습한다. 문학작품의 주제나 등장인물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학습자 자신의 체험과 연관시켜 내면화시키는 등의 다양한 학습을 시행하고 있다.

외국어 교육에 해박한 지식을 소유한 콜리와 슬레이터도 외국어 학습에서 문학 작품의 유용성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였다. 그들은 문학작품은 학습자들에게 가치와 권위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문화적, 언어적 풍요를 보여 주어 어휘, 표현, 문체 등의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어 대상 언어를 확장하는 데 유익하다고 하였다. 아울러 학습자들은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대상 언어를 통해서 상상력의 세계를 넓혀 고급 언어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그리고 문학작품의 묘사, 서사, 풍자, 비유 등의 기능은 고급 언어 능력 습득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이 원론적인 차원의 실용성을 습득시키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한국어교육의 목표와 방법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언어 학습 대상 국가의 문화와 전통이 결부된 언어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언어 학습이란 단순한 의사소통을 위한 목표 언어의 학습이 전부가 아니다. 이제 한국어교육은 단순한 의사소통 능력 중심에서 벗어나 문학을 포함한 사회, 문화에 대한 이해 우선의 시스템으로 인식의 전환이 요청되는 때이다.

▲ 김재국 세광중교사·문학평론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