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26일

충북 청원군에 있는 운보의 집이 2년째 파행 운영되고 있는 데에는 문화관광부의 책임도 있다.

운보의 집을 관리하고 있는 운보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사들이 2년전에 이미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이사진을 다시 선임하지 않는 등 이를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자격이 없는 이사들이 현재 후원회의 지원을 받아 불법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운보가 기거하던 안채의 벽을 부수고 용도변경을 시도하고 있으며 운보가 생전에 즐겨찾던 정자의 초가 지붕을 걷어내고 기와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또 뒷마당에 있던 장독대를 다른곳으로 옮기는 등 원형을 크게 훼손했다. 운보의 집은 현재 문화재로 등록 되어있지 않지만 좀더 세월이 흐르면 문화재가 될 수도 있다.

문화재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후손에 물려줘야 가치가 있는것인데 운보 선생이 생전에 좋아했던 초가를 걷어내고 기와를 올리고 벽을 허물어 사무실로 용도변경 하려는 등의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보다못한 충북의 예술인들이 운보의 집 정상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문광부에 건의서를 보냈다고 한다. 또 이들은 운보의 집이 정상화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운보문화재단은 그동안 운영의 어려움으로 직원 봉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2008년까지 300억원을 투자하여 이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더구나 이같은 계획은 문광부에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회견과 신문 광고를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하여 문광부는 재단에 경위를 제출토록 통보했다고 전해진다.

충북의 명소였던 운보의 집이 정상화 하려면 우선 이사진의 교체가 필요하다. 새로운 이사진이 구성되어 이들이 종합개발 계획을 세우고 일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h모씨와 협의를 통해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논의를 해야 한다.

운보의 집은 1984년 준공돼 김기창 화백이 사망할때까지 기거하며 수많은 명작을 남겼던 곳으로 미술관과 각종 볼거리로 휴일이면 2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았던 곳이다.

이 명소가 하루빨리 도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문광부와 충북도가 나서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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