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 157㎝로 프로 선수 꿈 이룬 박근영

여자프로농구 2011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2일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

춘천 우리은행의 정태균 감독이 3라운드 1순위(전체 13번)로 상주여고 박근영(18)의 이름을 불렀다.

자리에서 잠시 일어났다가 도로 앉은 박근영의 키가 언뜻 작아 보였다. 프로필에 나온 박근영의 키는 157.4㎝였다. 역대 여자프로농구 사상 최단신 선수가 탄생한 장면이었다.

신발을 신지 않고 잰 것이라고 하지만 박근영 자신도 "그동안 좀 올려서 160㎝라고 했다"고 고백했다. 최장신인 신한은행 하은주(202㎝)와는 무려 45㎝ 차이다.

박근영은 상주중앙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반 대항 농구대회에 나갔는데 평소 뛰어놀고 그런 것을 좋아해서 그랬는지 곧잘 했다"는 박근영은 "그때도 키가 135㎝밖에 안 돼 굉장히 작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작은 키로 프로농구 선수 꿈을 이룬 박근영의 실력만큼은 고등학교 무대에서 유명했다.

4월 전국 중고연맹회장기 대회에서 상주여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휩쓸었고 청주여고와 결승에서는 혼자 39점을 몰아쳤다.

올해 고교 무대에서 평균 23.4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6.1개나 따냈다. 평균 득점은 이날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 21명 가운데 가장 많았다.

키만 좀 더 컸더라면 1라운드 앞쪽에서 불리고도 남을 실력이었다.

박근영은 "키가 작아서 스피드를 키우는 연습을 많이 한다. 또 외곽에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슈팅 연습에도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김영진 대한농구협회 이사는 "받자마자 슛을 던지는 슛 타이밍이 매우 빠른 선수"라고 칭찬했다.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 언니를 좋아한다"는 박근영은 "프로에서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최대한 빨리 언니들의 좋은 플레이를 보고 배워 팀에서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태균 우리은행 감독은 "작은 키로 고교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프로까지 왔다면 분명히 특별한 장점이 있는 선수"라며 "앞으로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신인 4명을 지명한 정태균 감독은 "비시즌 기간부터 젊은 팀으로 만들겠다는 구단의 의지가 강하다. '여자농구 사관학교'라는 별명에 맞도록 고교 농구부터 살리자는 취지로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며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많이 키워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조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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