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존재하고 있는 지구상에는 지역과 영역에 따라 계절과 기상과 조건이 다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풍습과 자연이 가져다주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각자의 삶에 기준을 두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땅과 다르게 사계절이 없고 사시사철 언제나 불볕더위 아래서 목을 축일 수 있는 시원한 물 한 방울이 아쉬운 열대 사막 지방이 있는가 하면 사방천지가 얼음덩어리로 둘러싸인 얼음 천국의 남극과 북극의 땅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악조건 속에서도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삶에 터전을 가꾸면서 자신들의 삶에 보금자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축복 받은 이 땅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고 봄이면 꽃피고 씨 뿌리며 만물이 소생하는 생동이 넘치는 계절이 있고 여름이면 땀 흘리면서 가꾸어 온 온갖 양식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계절이고 가을이면 땀과 정성으로 가꾸어 온 여러 가지 알곡들을 거두어들이는 수확의 계절이며 겨울이면 쉬면서 다가올 계절을 만족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일들을 준비하고 설계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부정하면서 생활의 편리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현실의 모순된 삶을 지향하면서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된다는 식의 즐기고 보자는 모방적인 삶에 방법을 선호하게 되었고 새로운 것 신비스러운 것에는 상당한 출혈도 감수하는 잘못된 삶에 방향이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독하게 어렵고 궁핍했던 생활이 머지않았던 과거였다는 생각은 잊은지 오래되었고 이제는 밥, 술이나 먹게 되었다고 별의별 놀이문화가 사회를 복잡하게 만들고 사람들은 이를 즐기려고 기둥뿌리 주저 않는 줄 모르고 엄청난 과소비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봄이면 봄놀이가 있어야 하고 여름이면 강과 바다를 찾아 피서를 즐겨야 하고 가을이면 이 산 저 산을 다니면서 단풍놀이를 해야하고 겨울이면 스키를 둘러메고 눈 덮힌 산야에서 신나게 즐겨야만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의 고가 점수가 주어진다. 돌아가는 세상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놀고 즐기기를 좋아 한다면 언제 일하고 무슨 소득을 얻게 되겠는가?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놀이 문화에 빠져들게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과연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처럼 먹고 놀자 판국이 되어도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잘 사는 한국인, 풍요로운 한국인, 본 받아야 할 한국인으로 우러러 보겠는가!

우리 민족이 살아온 변천 과정을 보면 지금처럼 흥청망청 즐기면서 허송세월을 보내어온 대책 없는 과거, 어떤 기록이나 어느 페이지 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언제나 근면 성실하였고 부모와 윗사람을 공경하고 힘든 난관도 스스로 극복하는 우수한 민족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후손들에게 물려 줄 별 다른 재산이 없다. 빚도 재산이라면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외채뿐이다. 이러한 우리의 생활 모습을 후손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무엇을 어떻게 거룩한 업적으로 기록 되겠는가!

지난날의 우리들은 열심히 일하면서 지금과 같은 놀이문화가 이토록 화려하게 찾아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고 기껏해야 가까운 계곡이나 고당(古堂) 같은 곳을 찾아 그것도 수수한 보행(步行) 으로 하루를 보내면서 이런저런 고난을 잠시나마 잊어버리게 되는 건강하고 검소한 나들이였지 지금처럼 소비적인 놀이 문화로서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무섭게 전염되고 있는 고질병으로 병원에서도 치유 될 수 없는 난치병으로 보면 된다.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다운 관광지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게 되고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신선한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보낸다기 보다는 나를 위하는 여행, 내 기분으로 즐기는 여행으로 완전히 자신 만이 존재하는 별천지로 착각하고 경거망동한 행위를 서슴없이 행하고 있다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관광문화의 현 주소다.

전국 어느 관광지를 둘러보게 되어도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하여 각종생활 폐기물 들이 여기저기에 나뒹굴고 간혹은 술 취한 놀이객들의 추태 또한 그 모양세가 저속하기 짝이 없고 이들이 몰고 온 자동차 행렬은 아무 곳이나 틈만 있으면 비집고 들어가 무질서하게 방치되어 모든 사람들의 통행을 가로 막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이제 우리 스스로가 달라져야 한다. 미래의 후손들과 지구를 위하여.....!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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