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재료 이용 주술·종교적 의미로 사용

[충청일보]화장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화장은 주술적이고, 종교적인 의미로 시작됐고, 현대의 화장과 같이 얼굴 피부의 화장이 아니라 장식을 통한 화장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군신화에 나오는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준 쑥과 마늘은 피부 미백제로 사용됐다. 민간에서 쑥을 달인 물과 마늘을 삶은 물에 목욕을 했고, 마늘은 꿀과 혼합해 하룻밤을 재웠다가 얼굴에 골고루 펴 바른 후 세안하면 잡티 및 미백에 효과가 있었다.

삼국시대부터 자연의 식물염료인 홍화의 꽃잎에서 추출한 전분을 이용해 입술에 단아함을 표현하기도 하고, 광물성염료인 주사(朱砂)를 연지에이용해 화장을 하였다.

근대에 들어 화학공업이 발달로 인간의 본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화학성분을 주성분으로 한 화학 화장품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 화학 성분의 화장품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건강을 추구하는 현대에 들어, 예전에 사용했던 광물을 이용한 광물화장품, 천연재료를 사용한 천연 화장품으로 변화되고 있다.

발효기술은 식품뿐만 아니라 의약품과 한약, 화장품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발효기법은 한약재의 저분자구조로 분해돼 체내흡수율을 높일 뿐 아니라 생체 이용률이 증가해 치료효과가 빠른 강점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화장품의 경우도 최근 발효기법이 도입돼 기존성분의 효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피부 흡수율을 높이고 있다.

발효화장품이란 단순히 미생물을 발효시켜 추출된 유효 효소를 화장품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효소 외에 유효성분들을 함께 추출함으로써 기존 효소 하나만이 갖는 효능을 배가시킨 것이다.

특히 발효 과정을 통해 유효성분 입자가 나노 크기까지 작아지기도 해 피부 흡수율이 높아지고, 미생물의 소화 작용으로 독성 물질이 안전물질로 변화하거나 제거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피부 깊숙이 그 효능을 전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발효화장품은 피부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의 제거, 보습효과의 지속, 미백, 영양공급, 각질관리를 통한 탁월한 피부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 웰빙, 친환경, 에코맘 등의 열풍에 힘입어 주변의 생활용품에서부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발효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선조들의 지혜인 발효와 현대 과학의 나노기술로 피부 깊숙이 흡수돼, 보이지 않는 피부 건강뿐만 아니라 보이는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발효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 윤용현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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