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민 '굴피집'· '너와집' 가옥서 사용

[충청일보]서양에서는 실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촛불을 켜고 벽난로의 불을 지피는데, 특히 성탄절에는 가족 또는 지인들과 벽난로에 둘러앉아 축복의 밤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군에 입대한 경험이 있는 남자들은 일명 베치카라는 벽난로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벽난로는 서양이나 요즘에 나타난 새로운 것이 아니고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벽난로를 사용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고쿨이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고쿨', 경상도지역에서는 '고쿠리' 등으로 불렸고, 때에 따라 '코굴', '코클' 등으로도 불리는데 옆에서 보았을 때 마치 사람의 코와 닮은 형태이다.
이러한 고쿨은 예부터 화전민 가옥인 굴피집과 너와집 가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방용 벽란로이자 방안을 밝히는 조명 역할을 하였다. 방바닥에서 30~40㎝쯤 되는 높이에 가로 20㎝가량의 판석(板石)을 붙이고 이 위로 연통을 세운 것이다. 판석 주위에는 4각형의 아궁이를 만들었으며 위에는 연기 빠질 구멍을 뚫었다. 두 방에서 한 고쿨을 이용하려면 전면 또는 후면 벽에 t자형으로 만나는 곳에 설치하되 불이 두 방에 비치도록 고콜 양쪽에 아궁이를 붙인다. 밤에는 이 곳에 관솔불을 지펴서 밤을 밝히며 어린이들은 감자나 고구마 등을 구워 먹는다.
고쿨불은 방 안의 온기를 더해주어 조명과 난방 구실을 함께 한 것으로 주거환경에 맞게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한 시설이었다.

▲ 윤용현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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