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이 유기물을 변화시키는 현상

▲ 윤용현 학예연구관

[충청일보]맛에는 선조의 멋과 지혜와 생활이 묻어 있기 때문에 '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의 음식 중심에는 발효가 있다. 느리게, 느리게 시간과 정성이 함께 익어가기 때문에 기다림의 미학이라 일컬어지는 '발효'식품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발효(fermentation,醱酵)의 어원을 살펴보자. 발효는 라틴어의 'fervere(괴어 오르다)'에서 유래된 것으로, 우리의 국어사전에는 '뜸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 또는 뜸쇠와 같은 무생물에 의해 화합물이 분해되는 작용)'으로 정의한다.
발효는 일반적으로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고 변화해 새로운물질로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이에 비해 부패는 미생물에 의해서 유기물이 희망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인종, 인습, 개인에 따라 다른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발효관련 식품은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발효에 사용되는 원료는 농축수산물로 여기에 곰팡이, 효모, 세균, 효소 등이 작용해 여러 유형의 발효식품을 만들어 내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곡류 제품(장류, 주류, 나토 등) △과실 제품(와인, 사이다, 기타 과실주 등) △채소류 제품(김치, 피클, 각종 절임) △육류 제품(햄, 소시지 등) △유제품(요구르트, 치즈 등) △수산 제품(젓갈, 가자미식해, 피쉬 소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발효식품에는 어떠한 특징이 있을까? 발효식품은 기질 물질(농축산물)에 미생물이나 효소가 작용해 분해과정을 거치면서 맛과 향기성분 그리고 미량성분을 생성하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맛의 개선이다. 불용성 고분자물질(전분, 단백질)을 수용성 저분자물질로 전환하는 역할로 콩, 어류의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다.
둘째, 향의 개선. 휘발성 저분자 물질을 생성하고 발효산물의 상호작용으로 향기성분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셋째, 프로바이오틱(생균제·바이오유제품) 또는 프리바이오틱(생물 발생 이전의·원시)으로 작용. 미생물 그 자체를 이용하는 것과 발효 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넷째, 저장성 개선이다. 채소류 발효에 의한 저장성 향상과 육류, 우유 등의 저장성 개선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다섯째, 소화기능의 향상으로 미생물에 의한 고분자 물질의 분해와 다양한 생리 활성 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여섯째, 기능성 향상으로 5대 영양소 이외의 생리활성 기능 발현(비타민 등), 콩, 어류로부터 peptide 생성, 발효를 통한 새로운 생리활성물질 생성이 가능해짐을 들 수 있다.
일곱째, 미생물 대사산물의 생산으로 효소, 항생물질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발효식품의 식품학적 가치는 원료보다 외형적으로 매력적으로 변하는 점, 원료보다 영양 가치가 개선되는 점, 원료보다 저장성이 개선된다는 점, 그리고 원료보다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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