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이곳에 저축을 한 국민들이 발을 동동 구루고 있다. 5000만원까지는 원금과 이자가 보장이 된다고는 하지만 그 이상을 예금한 국민들은 좌불안석이다. 저축은행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은행의 이자가 너무 낮아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이곳을 찾는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금을 이곳에 넣어두고 이자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부산저축은행을 비롯 저축은행 8곳이 영업정지 됐으며 충청도에서도 대전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됐다.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8곳의 자산을 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저축은행 자산 86조9000억원의 약 1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업계 11%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던 부산저축은행 등 부산계열이 영업정지 돼 충격을 줬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가운데 과연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영업 재개가 어려우면 매각하게 되는데, 금융지주사와 제2금융권의 다른 금융회사가 인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충북지역에서 영업 중인 5곳의 저축은행은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인수한 하나로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0.74%이며 청주상호저축은행도 14.62로 나타나 금융당국이 밝힌 bis 5% 미만 부실 저축은행 기준과 거리가 멀다. 또 옥천 본점 등 충청권 4곳에서 영업하고 있는 한성상호저축은행과 청주에 지점을 둔 현대스위스ⅲ저축은행의 경우도 지난해 말 bis비율이 각각 10.86과 10.23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 본점과 청주에 지점을 둔 대명상호저축은행도 bis비율이 16.83로 도내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건실한 저축은행에서 자금이 빠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들이 어디로 갈것인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반 은행의 경우 금리가 낮아 이곳으로 가기는 어렵고 주식도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당분간은 관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다 저축은행이 안정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를 갖고 있다.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에서 자금이 빠져 솔로몬, 현대스위스, 제일 등 다른 저축은행으로 예금이 몰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는 저축은행의 금리에 맛을 들인 고객들이 안전한 저축은행을 다시 찾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와 관련한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정책 당국에 대해 곧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다시는 이같은 부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감사원 감사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영업정지 기간 예금을 찾지 못하는 예금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달 2일부터 1500만원을 한도로 가지급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 돈으로 얼마나 불편이 해소될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금융위는 또 유동성 지원을 위해 차입 한도를 현행 6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같은 신속한 조치는 저축은행의 유동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저축은행이 스스로 부실을 막고 진정한 서민은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구잡이 대출이나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위조 대출서류를 믿고 대출을 하는 등의 부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할것이다. 그것이 저축은행이 살길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