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중한 책 만들기 교실에 어느 회원이 시를 한 수 써 왔다. 영문도 모르고 매몰지로 끌려가는 소 모녀를 그린 글이다. 엄마, 우리 어디 가느냐고 묻는 딸을 꼭 껴안고 엄마소가 세상 원망보다는 자신의 업보라 여기며 딸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너랑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큰 실수로 잘못을 저질러서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했기에 이제 더 좋은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가는 거라고 딸을 안심시킨다. 눈을 꼭 감고 있으면 된다며 딸을 껴안는 어미의 심정을 그리며 우리는 눈시울을 적셨다.

사실유무는 모르지만 상주 쪽에는 공무원이 과로로 사망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런 판국에 언론보도를 보면 책임론과 그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며 정치인들은 기회를 이용하여 인기 몰이에 여념이 없다. 비난 받을 행위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독거리고 키우던 생명들을 잃은 농민들의 심정을 그들이 깊이 생각이나 해봤을까. 나 또한 잠시 마음 뿐 돌아서면 웃고 즐긴다. 결국엔 생매장 당한 생명들만 억울한가보다. 이제 날이 풀렸으니 괜찮을 거란다. 축산 농가에 뭔가 도울 길이 없을까 생각해 봐도 아직은 이동하지 말고 지역 지켜주는 것뿐이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경제적으로 보텔 수도 없으니 말이다.

권력과 재력을 가진 저 위의 분들에게 간곡한 부탁이나 드릴 수밖에 없다. 이기적인 타산 내려놓아 주세요. 제발 진심으로 어떤 방법이 자신을 속이지 않고 이 땅의 미래를 위하는 길인지 심사숙고 하시고 훗날 생각하기를.

/오계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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