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멀티태스킹, 말 그대로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80년대 PC에서 쓰던 DOS운영체제에서는 멀티태스킹이 지원되지 않아 멀티태스킹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PC의 운영체제가 멀티태스킹이 지원되는 윈도우즈로 바뀌면서 멀티태스킹이 일반화 되었다. 그 때문인지 PC를 쓰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메일, 워드, 엑셀, 웹브라우저, 카카오톡 심지어는 게임까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 프로그램들을 한 번에 여러 개 띄워 놓고 이리저리 프로그램을 바꾸면서 멀티태스킹 작업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거기다 듀얼 모니터까지 갖추고 양쪽 화면에 프로그램을 몇 개씩 실행해 놓고는 “Alt + Tab” 키를 이용해 여기저기 창을 바꾸어 가면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능력도 있어 보이고 멋져 보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은 우리의 주의력과 기억력을 함께 저해 시킨다고 한다. 멀티태스커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고 예상되었지만 멀티태스커들은 어떠한 일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일의 처리 속도만 느려진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로 런던대학교에서 멀티태스킹과 학습능력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특정 실험자가 주의력을 요구하는 일들을 한 번에 한 가지 이상 실행할 때 그의 지적 능력이 감소하는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는 사람의 지적 능력은 하루 밤을 꼬박 샌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한다. 물론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 지적 능력을 영구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을 때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는데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지 않을 때보다 네 배 정도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뇌가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슈퍼 병렬컴퓨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의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멀티태스킹을 잘할 수 없도록 되어있고 사람들이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때 실제로는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빨리 전환될 뿐이라고 한다. 멀티태스킹으로 여러 가지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하려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어느 하나의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상태의 뇌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일이 많고 바쁠수록 오히려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집중을 위해서는 이메일은 하루에 정해진 시간 동안에만 확인하고, 카카오톡과 같은 SNS 이용은 자주 하지 않는 하는 것이 좋다.
“두 마리의 토끼를 쫓는 사람은 한 마리의 토끼도 잡을 수 없다” 라는 속담이 있다. 멀티태스킹이 바로 그러한 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려 하다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일에 집중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내고 나서야 다른 일을 시작하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미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들에게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