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데뷔 20년 만… 한화, 내년 최고 예우 은퇴식
부상 등 올 시즌 중 1군 복귀 어려워 마음 굳힌 듯
'영원한 독수리' 한화이글스 김태균이 2001년 프로 데뷔 이래 20년 만에 배트를 내려놓는다.
한화 구단은 21일 "김태균이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기로 했다"며 "구단은 최고의 예우로 김태균의 은퇴식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최고의 예우로 내년에 열릴 김태균의 은퇴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영구결번 여부는 내년 은퇴식을 앞두고 결정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확정적이다.
한화의 영구결번은 장종훈 송진우 정민철까지 총 3명이다.
모두 한화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이다.
김태균 역시 이들과 같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선수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오른손 타자 중 한명이다.
김태균은 오는 22일 KIA 타이거즈 전을 앞두고 열릴 기자회견에 은퇴 소감을 전할 예정이다.
순위 경쟁이 마무리된 데다 시즌 종료가 가까워진 만큼 은퇴 경기를 고민할 만도 했지만, 선수와 구단의 합의 끝에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올해 김태균은 마음고생이 많은 한 시즌을 보냈다. 한화와 1년 계약을 맺으며 재기를 노력지만 결과가 그 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또 팀 성적 역시 하위권을 맴돌면서 맘 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6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9 2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13에 그쳤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왼쪽 팔꿈치 출돌 증후군을 진단받아 2군에 내려갔다. 재활 훈련 도중 2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2주간 자가격리를 소화하는 불운도 겹쳤다.
올 시즌 중 1군 복귀가 힘들어지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김태균의 마음은 은퇴로 기울인 것이다.
은퇴 후에도 김태균은 한화에 남아 단장 보좌역을 맡게 된다. 코칭스태프가 아닌 프런트의 일원이다. 한화는 "김태균을 내년 시즌 스페셜 어시스턴트로 위촉할 예정"이라며 "김태균은 내년 시즌 팀 내 주요 전력 관련 회의와 해외 훈련 등에 참가하는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우타자로 꼽히는 김태균은 200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단했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말린스에서 뛴 2010~2011년을 제외하고 18시즌을 한화에서만 뛰었다.
프로 데뷔 해인 2001년부터 한국 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5, 20홈런, 54타점, 출루율 0.436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연속 타율 3할 이상, 20홈런 이상을 터뜨리며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타자로 발돋움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년 연속 4할대 출루율을 기록했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2012년부터 6년 연속 4할대 출루율 기록을 이어갔다. KBO리그 18시즌 중 출루율 4할 미만을 기록한 건 2년 차였던 2002년과 2018~2020시즌뿐이다.
통산 기록에서도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18시즌 동안 201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20, 통산 홈런 311개, 통산 출루율 0.421, 통산 장타율 0.516을 기록했다. 통산 안타는 2209개로 박용택(LG 트윈스), 양준혁(은퇴)에 이어 역대 3위다.
국가대표로도 크게 기여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아쉬운 점은 김태균이 은퇴 전 간절히 염원했던 한화의 우승을 선수로서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화의 마지막 우승은 1999년이었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와 더불어 KBO리그의 셋 뿐인 '20세기 우승팀'이다.
김태균은 야구 외적으로도 많은 귀감을 샀다. 2013년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회원들의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는 등 매년 거액을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곽근만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