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전 세계가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오래 갈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한다. ‘대한민국 어게인, 콘서트 2020’이라 했던가? 추석 즈음하여 어느 가수가 절규하듯 노래한 것처럼 그저 와 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지만 어쨌든 오고 마는 내일이 두렵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사회성과 정서발달에 장애를 겪는다. 불규칙한 학업으로 진학이나 취업의 불확성으로 인해 청소년들은 불안하다. 실직하거나 폐업으로 인해 중장년층은 재정난으로 깊은 고민에 시달린다. 노인들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오랫동안 가족친지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너무도 외롭고 우울하다. 연령과 계층을 가리지 않고 깊어지는 집단 우울(코로나 블루)이다.

인간사회는 좋은 사고나 행동양식이 그 적절성을 유지할 때 가장 안전하고, 평안하다. 사악한 기운이 가득 차 넘칠 때는 그 악의 기운이 폭발하여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팬데믹 같은 질병이나 사건, 또는 환경적 재앙의 발생이 그것이다. 이 시대의 코로나19도 인간 정신과우주 안에 보이지 않는 부정적 기의 넘침의 결과로 본다. 인간의 부정적 운동이 적절성의 경지를 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정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 즉 먹어서는 안 될 것들을 먹는다든가, 지나친 식탐 문화, 돈에 대한 욕심, 어불성설의 학문적 이론, 극에 달한 성적 부도덕, 교만, 상식이나 이성적으로 너무하다 말할 일들이 넘쳐 날 때, 어떤 때는 전쟁으로, 어떤 때는 전염병 같은 불행한 현상으로 폭발하는 것이다. 전 지구의 기후재앙 역시 같은 것이어서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높아지고, 낮은 지대는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인류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건강한 정신으로 인간이나 자연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가능할 수 있다. 인간이 사회와 자연 속에서 존재하기에 필요한 만큼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지나치지 않도록 억제하는 삶이다. 일찍이 서양은 절제(sophrosune)라는 미덕으로 파국을 피해 가는 노력을 기울였고, 동양은 과유불급(過猶不及), 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라는 논리로 파국을 면해 왔다.

며칠전 몇몇의 학자들과 종교인들이 모여 ‘진리와 자유포럼’(Truth & Freedom Forum)이라는 정신개혁운동을 출범하였다.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가치와 유업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기성의 질서가 해체되는 시대적 속성을 극복함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자는 목적이었다. 상생과 협력의 박애공동체를 형성하고 함께 나아가기 위해 힘과 지혜를 결집하자는 선언이 결연하다.

우리사회는 지금 시민사회의 윤리의식과 가치관의 혼란에 빠져있다. 이제는 무조건적인 전통주의를 고수하는 식의 보수성을 탈피해야 하지만 참된 진리가 바탕이 되지 않은 부조리하고 무조건적인 무절제의 자유도 극복해야만 한다. 모든 학파와 정당과 종교를 초월하여 온 국민이 시대정신을 바로하여 인간성회복의 민족을 일깨우는 대각성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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