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충북교육청의 2020년도 예산은 2조 8천억 원이다. 충북도청의 예산규모가 5조 1천억 원이니 학교에서의 교육을 위해 우리 사회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의 결과에 대해서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엄청난 교육예산을 투입한 결과로 학교는 어떤 교육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향상되고 있는가? 학교는 학생들에게 미래를 잘 준비시키고 있는가?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학교의 책무성이다. 학교는 교육목표를 얼마나 달성하였으며, 어떻게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는가를 교육적 관점에서 조사하고 분석하여 발표해야 한다. 따라서 학교의 책무성은 외부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응답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납세자인 국민들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한 학교가 어떤 교육적 성취를 이루었는지를 스스로 응답하는 것이다.

이광재 의원실이 공개한 2020학년도 서울대 입학생 분석자료를 보면 충북은 고3 학생 1,000명당 3.1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서울이 14명, 세종 11.3명, 대전 8.3명 등의 순으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의 2분의 1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서울대 합격자 비중 또한 1.1%로 전국 최하권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금년은 충북교육청이 3년 전 시행한 고입 배정 방식으로 대학에 진학한 첫 입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일부 교원단체에서 ‘서울대학교 입학 전국 꼴찌’라는 표현으로 충북교육을 걱정하자 이에 일부 학부모단체는 서울대 합격이 충북교육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더욱 적극적인 평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북교육청은 청주권 평준화고교의 지난해 대비 대학입시의 통계를 제시하며 모든 학교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는 등 충북교육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왔다고 부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교원단체들은 충북교육청의 통계를 믿지 못하고 있다. 재수생·중복합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화자찬식 대입 합격률 발표를 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청주 평준화고 학력 실태 조사단’(가칭)을 공동으로 꾸려 최근 논란을 함께 검증할 것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회는 서울대 진학률로 교육환경을 운운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대안과 해결책을 찾을 ‘평준화 정책 협의체’를 꾸릴 것을 주장한다.

물론 이러한 입시관련 통계들이 충북교육을 대변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있다. 충북도교육청의 중점시책인 혁신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학업성취 및 입시의 결과로도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이 입시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시는 한 개인, 혹은 한 지역의 미래가 걸려있는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충북교육청은 늘 학력제고를 장담해 왔기 때문이다.

교육성과나 교육산출은 어느 한 가지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측정이 가능한 영역까지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학교 밖에서는 학교교육에 대한 불만이 많다. 학교가 응당 해야 할 책무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충북교육청은 교육관련 단체들의 질의에 답변을 해야 한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취약한 점이 노출되었다면 그 점을 반성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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