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가 3월1일로 창간 65주년을 맞았다. 충청일보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3월1일 국민일보라는 제호로 창간하여 충북신보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굿굿이 지역 언론으로써 사명을 다하고 있다. 최근 언론 자유화 바람을 타고 많은 매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지방 신문이 우후죽순 늘어나 기존 언론사까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의 경우만 하더라도 7개의 신문사가 난립하여 치열한 광고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지방의 기업인들 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다. 관공서도 너무 많은 기자들이 출입하므로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토로한다. 이처럼 난립한 언론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언론계의 문제이다.

한동안 충북의 몇몇 신문사들이 통폐합을 논의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진척을 보지 못했다. 언론사 통페합은 일반 기업의 통폐합 처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두개 신문사가 통합하여 인력이 줄어들면서 수입이 증대한다면 경영에 도움이 되겠지만 통합을 해도 인력을 줄이기가 쉽지 않고 인력 감소를 단행했다 하더라도 수입이 전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지 못한다.

이때문에 기존의 언론사 간 통합은 쉽지 않다. 과거 전두환 정권 시절 강제적으로 언론 통폐합은 실행된 적은 있지만 이후 언론사 통합은 중앙지든 지방지든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난립한 언론사를 정리해 나갈 것인가. 대단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도 난립한 지방 언론의 정리를 위해 건실한 언론사를 지원하는 정책을 쓰고 있지만 기대에 못미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금으로써는 적자생존의 법칙에 의해 자립하는 신문사는 살고 자립하지 못하는 신문사는 도태하는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번 탄생한 신문사는 참으로 묘하게도 쉽게 문을 닫지 않는다. 건전한 신문사는 남고 그렇지 못한 신문사는 도태돼야 하는데 언론의 특성상 한번 탄생한 신문사는 쉽게 문을 닫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간 65주년을 맞은 우리 충청일보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충청인의 대변자로써 임무에 충실해왔다. 우리의 장점은 65년의 역사 속에 축적된 전통과 노하우이다. 과거 우리의 선배들은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부산 피난지에서 피난판 1만여부를 제작하여 충청도민들에게 배포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두번의 정간과 휴간의 고통 속에서도 충북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의 후배들은 그 전통을 이어갈 것이다.

1989년 한국 언론사상 최초로 편집국장 직선제를 실현하는 등 충일노조는 노조로써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노사분규를 극복하지 못하고 2004년 10월 정간을 맞게 했다. 이후 2년5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신문을 발행하지 못해 충북도민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줬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2007년 3월1일 속간호를 내고 다시 충청일보의 맥을 이어가게 됐다. 발행인을 맡은 이규택 회장은 속간사에서 "충청일보가 오랜 기간 독자들 곁을 떠나 있었던 것은 언론으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불행한 사태였다"고 회고했다. 앞으로 충청일보는 불의에 항거하고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일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다. 또 지역문화 창달에 힘을 기울여 마라톤대회, 충청페스티벌, 전국볼링대회, 성안길 축제 등 각종 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