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바다는 경이의 대상이다. 바다 근처에서 산 적이 없어 늘 새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그 곳에 가게 되면 괜히 가슴이 설렌다.

해변의 모래가 눈부시다. 밀려오는 파도와 발밑에서 부서지는 물거품이 참 아름답다. 눈을 들어 멀리 펼쳐진 바다를 보며 웅지를 꿈꾸기도 한다. 때론 배를 타고 먼 데까지 가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바다에 대한 나의 생각은 거기까지다. 광활한 해저의 해류나 황홀한 물고기의 생태 또는 바다 식물에 대하여는 간접적으로 듣고 본 것에 대한 개념뿐이다.

그런데도 바다에 갔다왔다고 했다. 많은 것을 보고 들었다고도 하였다.

우리는 이와 동일한 일들을 자주 겪는다.

자연현상에 의해 일어난 누구나 듣고 볼 수 있는 바다의 소리와 풍경이왜 사람마다 다른가?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곳에서 고동치는 사람의 심장이다. 두뇌가 아니라 마음으로 바라볼 때 다른 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교육의 바다도 그렇다. 여럿이 동시에 교육을 보면서도 깊은 곳에 흐르는 교육의 흐름은 왜 못 보게 되는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고는 뒷짐을 지고 교육의 바닷가를 어슬렁거리기 때문이다. 교육을 세우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와야 한다. 멋지고 편한 바닷가에 있는 한 바다를 모를 수밖에 없다. 교육 하는 일에는 고독과 어려움이 따르지만 우리가 안락을 추구하지 않고 먼 바다로 나아가기를 각오한다면 바닷속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에 대한 짐과 안타까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교육의 비전을 보지 못하게 된다. 교육을 부담감과 아픈 마음으로 바라볼 때 강렬한 공감이 생기고, 교육의 문제점이 나타났을 때 또는 교육계의 인사들이 교육에 대하여 걱정하는 곳에 같이 있을 때 교육의 바다를 바로 보게 되는 것이다.

교육의 필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다. 교육 때문에 국가가 발전하며 인간이 인간다워진다. 우리나라가 처절한 역사의 수렁에서 벗어나 이제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된 것도 순전히 교육의 덕분이다.

교육에 대하여 빚진 마음과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 교육의 바다를 썩지 않게 하기 위해 스스로 녹아져서 소금의 역할을 감당한 교육계의 선배들을 존경해야 한다. 지금도 교육 현장에서 묵묵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를 격려해야 한다.

마음의 심연을 본 사람이 바다의 깊은 곳을 볼 것이다. 지금 자기 모습의 뿌리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바라보는 사람은 교육의 바다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 사회는 점점 더 우리에게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 사회는 점점 더 교육자가 봉사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넘치는 낭비와 사치, 집요한 유혹과 타락의 기세가 비등하지만 넓은 바다가 온갖 물을 다 받아들여 소금으로 정화하듯 교육의 바다에서 우리는 그렇게 살아내야 한다.

비난의 말을 좋아하는 특정 집단들이 가시 같은 독설을 퍼부어도 잘못된 교육의 한 부분으로 보고 안타까워하며 안아야 한다.

어린 학생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 때 그들의 앞날이 있고 우리의 미래가 보장된다. 교육의 바닷물이 이 사회에 넘쳐 흐르면 우리의 이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은 교육이다. 우리 모두 그 구원의 환상을 보기를 다짐하자. 서둘러 다시 그 바다로 항해하기를 각오하자.

바닷가에는 말만 있지만 바다 한가운데에는 실천이 있다.

바닷가에는 안락이 있지만 바다 한가운데에는 보람이 있다.


/이진영 매포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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