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장] 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금년도 정부는 농정사상 처음으로 2조 4천억 원의 예산을 반영하여 전 농가에 공익형직불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향하는 정책으로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가치 즉, 벼농사의 경우 논에 담아놓은 물이 홍수예방에 기여해주는 가치, 그 논에서 자라는 벼가 생육기간 동안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발산하는 산소의 가치 등 농업이 주는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농업인들에게 직접 보상해주는 정책을 말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이미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민수당을 예산에 반영하여 지급하는 등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사회적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인식들이 나타나기 시작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12일 전주에서 열린 농정의 틀 전환을 위한 2019 타운미팅홀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제 쌀농사를 위주로 한 생산위주의 농업은 시효를 다했기에 사람과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한 농정으로 대 전환을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는 곧 금년부터 공익형직불금 제도를 전면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에 2조 4천억 원을 반영하여 금년 말 지급하게 된 것이다.

공익형직불금 제도는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해 왔는데 유럽연합의 경우 농가소득 규모와 맞먹는 직불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미국이 농가소득의 49% 수준, 일본도 52% 수준을 공익형직불금으로 매년 농가에 지급하면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보상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문화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인식수준이 향상되면서 농업농촌의 가치가 새롭게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이를 토대로 농업농촌의 어메니티가 농업인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잡아가면서 농업인들의 인식에도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새겨지는 시대적 소명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우리 농업인들은 몇 해 전 농업의 가치를 헌법에 담자면서 1천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도 농업의 가치를 헌법에 담자는 의견에 동의를 한 상태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개헌 작업이 이루어지면 우리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일부 법령이 아닌 국가 최고의 법인 헌법에 기재되면서 그야말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법적 바탕을 토대로 확실하고도 충분하게 가치를 인정받게 되고 전 국민들의 공감을 받게 되면서 농업의 버팀목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생산위주의 농업은 소멸을 다했다.” 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주는 의미는 생산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 오로지 생산만을 위해 농약과 거름을 마구 사용하는 농업은 이젠 멀리하고 환경을 생각하고 그에 걸 맞는 인재를 양성하여 우리의 농촌도 선진국 형 농촌으로 바꾸어 가겠다는 뜻으로 이해를 해야 할 것 같다.

아직도 OECD 국가 중 농약 사용량이 가장 많은 우리나라의 농업환경을 하루빨리 개선하여 안전하고 깨끗한 농산물로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정부가 올부터 시작한다고 했다가 축산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1년간 유보된 퇴비 부숙도 검사제도는 당장 내년부터 축산농가에서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제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는데 이는 축산 폐수가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마치 우리의 집안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제 시작하는 공익형직불금 제도는 분명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한 공익형직불금 제도가 안전하게 정착되고 농업을 통해 지구를 살리는 큰 제도로 자리매김 하려면 많은 난관들이 나타날 것인데 정부와 농업인 조직이 어떻게 협력하여 이를 타개해 나가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판단된다.

열악한 예산 환경 속에서 정부는 어떻게 이를 확대해 나가면서 선진국 수준까지 올려놓느냐가 과제이고 농업인들은 농업을 통한 전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큰 과제를 늘 잊지 말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마침 지난해 우리 정부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선언을 했다는 점도 우리 농업의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요 농산물의 관세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우리 농산물의 국제 경쟁력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기에 이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통한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선도하는 농업의 큰 걸음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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