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어티 정신'으로 통하는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은 일상에 지친 국민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통해 한 주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있다. 방송에서 소개된 촬영 장소는 국민 관광명소로 주목받아 '1박2일 따라잡기' 관광상품까지 등장했다.
1박2일을 진두지휘하는 나영석 pd(36·사진)는 감각적인 연출과 재치있는 말투로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예능하는 제작진으로 인기를 얻은 나 pd는 출연자와 연출자의 경계를 허물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청주 출신 나 pd를 만나 방송 뒷이야기와 인생담을 들어봤다./편집자주

△1박2일 제7의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단순 출연이 아니라 멤버들에게 제안하고 분위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프로그램 성격상 자연스럽게 방송 화면에 노출된 것 같다. 출연자에게 임무를 주고 멤버들이 pd에게 질문하면서 방송을 타게 된 것 뿐이다. 연예인이 아니라 공중파를 통해 얼굴을 알리는 자체가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방송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

▲ ©편집부
△ 스토리에 대한 확신은 어디서 생기는 가?


- 준비도 많이 하고 3년 이상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멤버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연출진 10여 명과의 마라톤 회의를 통해 믿음을 주는 것 뿐이다.

△ 진짜 리얼인가. 설정 논란도 있는데.

-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과장된 경우도 있다. 멤버들도 사람이다보니 진짜 밥을 안 주면 열심히 안 한다. 밥을 굶기 싫어서라도 최선을 다한다. 사전 답사를 통해 주요 촬영 일정만 정할 뿐 그 이상 어떠한 것도 미리 준비한 것이 없다. 가끔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100% 리얼이기 때문이다.

△ 배우 엄태웅 투입 배경과 기대효과는?

- 제6의 멤버를 섭외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하고 많은 분들과 접촉도 많이 했다. 엄태웅의 신선함과 순수한 매력에 끌려 투입을 결정하게 됐다. 엄태웅이 전문 예능인이 아니라서 커다란 웃음을 기대하기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이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바랄 뿐이다. 새로운 멤버 영입으로 시청자의 관심과 기대도 크다. 건강한 긴장감 수준의 부담감 뿐이다.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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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멤버를 쓰지 않는 이유는?

- 1박2일은 '남자 로드여행'이다. 여자 연예인이 등장하면 멤버들끼리 연애할 수도 있다. 돌발 상황이나 사건·사고를 추구하는 만큼 여자가 소화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멤버 모두 프로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집을 제외하고는 6멤버 위주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게스트가 오면 새로운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힘들다. 멤버들을 믿고 맡기는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보다 출연진 간의 팀워크와 믿음이 큰 것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

△ 1박2일의 촬영 과정은?

- 촬영에 앞서 2번 정도 사전답사를 떠난다. 구체적인 촬영 장소와 촬영 일정을 정한 후 금요일 새벽에 모여 토요일 오전까지 촬영한다. 2주일에 한 번씩 1박2일 여행을 떠난다. 방송에서 본 모습 그대로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소개하고 있다.매년 1000만 명 이상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데

- 해외로 가시는 분들에게 특별히 할 말은 없다. 여행은 개인의 자유 의지로 떠나는 것 아닌가. 우리는 대한민국의 숨겨진 부분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유명 관광지 위주로 여행을 다니는 데 용기를 내 잘 알 지 못하는 곳에서 낯선 체험을 해보길 바란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것 같다.

△ 나 pd가 추천하는 최고의 여행 장소는?

- 지난 2007년부터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100여 곳을 다녀본 것 같다. 어느 한 곳을 꼽기는 어렵지만 촬영장소마다 추억과 이유가 있어 모두 소중한 곳이다. 제주도가 가장 이국적이고 아름다워 추천하고 싶다. 육지보다는 섬 여행을 권유하고 싶다. 섬은 야생이 살아넘치고, 자연이 살아있어 촬영을 자주 한다. 배를 이용해야 한다는 심리적 거리감 때문에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지만 가까운 섬으로 떠나보길 바란다. 작은 섬에서 낭만과 추억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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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에서 소개된 식당이나 명소는 주요관광지가 되고 있다. 섭외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요청 문의가 쇄도할 것 같은 데.

- 그렇지 않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촬영을 준비한다. 촬영 전에 음식점도 정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방송에 소개된 음식점이 맛집이 아닌 경우도 많다.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화려한 식당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자주가는 식당을 찾아간다. 서민적이고 친숙한 집을 찾아다닌다. 최근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다. 제주도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를 먹는데 우리는 재래시장에 가서 순대를 먹었다. 제주도의 회보다는 순대를 알리고 싶었다. 발품을 팔아서 숨어 있는 곳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한다. 낯선 지역에 가면 지역 특산물이나 지역음식점을 찾아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고향(청주)의 숨어있는 명소를 방송에 소개한다면.

- 방송 특성상 도심보다는 외곽이나 시골에서 촬영을 주로 한다. 1년에 2번 청주를 가는데 개인적으로도 고향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청주는 조만간에 가볼 것 같다. 지금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 나 pd에게 예능이란 무엇인가?

-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하고, 가장 잘하고 싶은 것이 예능이다. 예능 분야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대학은 점수에 맞춰 들어간 것이고, 방송국 일은 꼭 해보고 싶은 분야였다.

△ 방송계에 진출하려는 후배들과 충청일보 독자에게 한 마디.

- 방송국 일은 즐거운 분야다. 자기 적성에 잘 맞는지 진지한 고민과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단순히 하고 싶다는 생각 만으로는 낭패를 보기 쉽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항상 청주를 그리워한다. 지역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항상 간직하고 있다. 지역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충청일보가 되길 바란다.


◆ 나영석 pd는 누구?

△ 출생 : 1976년(청주)
△ 소속 : kbs 한국방송
△ 학력 : 청주 덕성초- 청주 대성중- 청주 신흥고-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 데뷔 : 2001년 kbs 27기 공채 프로듀서
△ 수상 : 2009년 제21회 한국pd대상 tv예능부문 작품상
△ 주요 작품 : 출발 드림팀(조연출),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조연출),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해피선데이- 여걸식스, 해피선데이- 1박2일


/홍성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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