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던 피 거꾸로 멎다./ 필자의 시 '억장이 무너지다'의 중간 부분이다. 지난 11일, 일본 동북 지방 해안 마을이 통째로 쓰나미 폭탄을 맞았다. 마치, 영화 '일본침몰' 처럼 지진과 해일은 일본 열도를 강타하여 엄청난 자연의 위력을 드러냈다. '넋 나간 일본' 뿐만 아니라,무력한 인간들은 경악과 공포 그리고 혼돈을 참상 특집으로 꼲기에 바빴다. 자동차가 종이배처럼 곤두박질하고멀쩡하던 마을은 흔적조차 산산 조각 났다. 엄청난 두려움과 아픔 속에서도 계속되는 여진 경보를 떨칠 수 없다. 갖가지 기능까지 마비돼 생사의 확인조차 언제 마무리 될지 까마득하다. 그러나 수업 중, 학생들은 평소 훈련한 대로 몸을 책상 밑으로 숨기고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차분하고 질서있게 움직였다. 어렷을 때부터 차례 지키기에 준엄한 기본의식이 빛났다. 나라 전체가 혼비백산 되어 그대로 수몰될 것이란 흉흉한 시련을 제대로 이겨낸 사례다. 참으로 일본다운 저력이다.
-뜨거운 형제로
이번 학기부터 초ㆍ중ㆍ고에 체계적인 독도 관련 교육과정이 정식 도입 되었다. 동해의 작은 섬이지만환경과 지리적 특성, 역사 및 정치ㆍ군사ㆍ경제적 가치 등, 기준이 제시됐다. 이처럼 우리나라 땅인 독도가 요즘 들어 부쩍 예민하게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왜,무엇 때문에' 우리 것을 가지고 자꾸만 소유권을 외쳐대야 하는지 투정까지 비쳐진다. 지난 한일역사를 생각하면 곪아 터진 세월에 열받아 아무리 꾹꾹 눌러도 용서 못할 기록으로 박힌다. '독도 영유권 어쩌구 저쩌구' 속을 홀랑 뒤집는 것 까지...아이들 말대로 생까기 작전에 아리송한 게 어디 하나 둘이랴. 오죽했으면 예부터 '일본? 믿지말라' 고 했을까. 보통 사람들 삶도 이웃 잘 만나면 피를 나눈 형제보다 끈끈한 법인 데, 오히려 수치스럽고 틈새가 큰 악연으로 우리를 아프게 해왔다.그러나 어쩌겠는가? 지리적으로 사촌이니 상생의 따슨 손을 내줘야지. 이번 참사에 우리나라 구조대가 세계에서 가장먼저 피해현장에 도착 인정어린 팔을 걷었고, 지속적으로 각계 각층의 대대적인 성금과 자원의 손길이 달궈지고 있다. 사촌보다 더 뜨거운 형제의 우정 아니던가.
-강한 교육
어디 그뿐이랴.일본의 조속한 복구를 걱정하는 국민들 마음이 인터넷을 달군다. 근로 정신대와 함께한 시민모임에서 조차"과거 한 많은 역사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에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간직하고 있다"며 위로했다.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일반 셈법으론 답조차 얻을 수 없는 우두머니가 되지만, 세계의 인심은 모두 일본을 향하고 있다. 인종과 대륙을 구분하지 않은 연민과 응원을 보며 우린 아직 어린 '방안 호랑이'란 걸쉽게 느낀다. 또, 부질없이 독도 생각에 그들의 꼼수는 왜 떠오르는지 어지럽다.말도 많고 구실도 요란했던 대일정책 역시 일본인의 생각을 바르게 할 새로운 물꼬를 텄으면 좋을텐데, '등 뜨시고 배부른 외교관'까지 국익은 고사하고 요상한 집착으로 흥청망청이니 독도가 만만한 거다. 비록 조급한 마음이 앞선다 해도우리 영토로 전제되지 않는 어떤 제스쳐 마져 우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늦은감은 있으나 이번 새학기 부터 초중고에 도입된 독도교육을 통해 지구촌 모든 나라들이 부러워할 한?일간의 공존, 그리고 번영과 함께 주권 수호의 재무장을 믿고 싶다. 작은 일에 오두방정 떠는 우리의 떨떠름한 모습과 참담한 재앙 속에서도 냉정과 침착 그리고 질서의 원판인 일본을 보며 무엇이 강한 교육인가를 조심스레 짚어야겠다. 일본이여, 하루빨리 시련을 딛고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경제대국의 포효를 터뜨려 보라.
/오병익 청주경산초교장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