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지난해는 온 세상이 코로나로 일상을 잃어버린 한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이 너무나 소중했음을 가슴 저리게 느끼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대한 보도는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며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우울증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생기기도 했다. 우울한 마음을 날려버리기 위해 좋아하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

우선 읽었던 책 중 다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또 영화 채널에 가입하여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본다. 영화는 오랜만에 눈물도 흘릴 수 있으니 참 좋다.

믿음생활을 한다 하면서도 제대로 읽지 못했던 성경도 꾸준히 읽고 있는데 마음이 뿌듯하다. 작년에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는 많은 시간을 연습해야 하고, 몰입해야 하기 때문에 그 중 제일 잘한 것 같다.

작년에 얼떨결에 시작한 찬송가 반주는 어느새 5개월이나 됐다. 처음에 많이 떨었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되고 자신감이 생겨 그저 감사 하고, 늦은 나이까지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도 큰 소득이다.

지난달부터는 시낭송을 배우고 있다. 초등학교 친구가 서울서 잘 나가는 시 낭송가로 활동 하고 있는데, 지방에 있는 지인들을 상대로 비대면으로 수업을 시작 했는데 너무 좋다. 일주일에 한번 친구도 만날 수 있어 좋고 좋은 시들을 공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그런데 시를 낭송하려면 외워야 한다는데 그 것이 쉽지 않다. 잘 외워지지도 않지만 외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이 안 나기 일쑤다. 한심하기도 하고 서글프기까지 했다.

그래도 코로나가 끝날 쯤에는 멋진 낭송을 할 수 있겠지 하는 자신감을 가져 보기도 한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온라인으로 이런 기회도 갖게 되니 참 좋다.

이번 설에도 딸이 오지 못해 서운 했는데, 설날 아침 영상통화가 와서 받고 보니 손자가 한복을 입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며 세배를 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온라인 세배다. 설날에 못 간다며 유치원 다니는 손자가 편지를 보냈는데, 구불구불한 글씨로 할머니 집에 못가도 속상해 하시지 말고 마스크 꼭 쓰고 다니라고 썼다. 이런 손자가 있으니 그래도 힘이 난다.

이번 코로나는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겸손을 알게 했다. 지구를 너무 아프게 하여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산행을 하면서 쓰레기를 주어 오는 사람,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에 대한 방송을 보면서 젊은 사람들이 존경스러웠다. 필자도 장바구니 사용과 철저한 분리수거부터라도 시작해 볼 참이다.

이번 코로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지만 많은 변화도 가져왔다.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한 코로나가 종식될 때쯤에는 “코로나 때문에”라는 말보다 “덕분에”라는 말이 더 많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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