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칼럼] 오병익 전 충청북도단재교육연수원장
웃음은 그런 게 있지. '히죽히죽' / 꽃물 번지듯 '히죽히죽' / 웃음은 그런 게 있지. '우후후' 한숨 쉬듯 '우후후' / 필자의 동시 '웃음소리' 전문이다. 대선 11개월여를 앞두고 닷새 뒤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로 절절 끓는다. 전임자 잔여임기 (2022년6월30일) 약 1년 2개월짜리 시장이지만 1000억 가까운 시민혈세와 민심 총동원 상태다. 더군다나 내년 3월 대선의 전초전인 만큼 정치권 요동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올바른 표심
서울·부산시장을 다시 뽑는 귀책사유조차 실종된 채 '무조건 당선 만…' 목숨 건 강도 높은 선심·막말과 꼼수까지 최소한의 염치도 잊었다. 국회의원, 전직 장관들 패를 갈라 선거 꾼으로 뒤엉켜 '히죽히죽, 우후후' 멀쩡하게 조선시대 육조(六曹) 정이품(正二品)급 관격(官格)조차 흉물 되어 나뒹군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서울·부산시장이 대권 도전할 경우 8개월 뒤 또 직을 내려놔야 한다.
앞서 '재·보궐선거의 원인행위를 빚은 경우 후보 배출 금지, 정당 보조금 삭감, 선거 비용 전액부담' 등 당헌 당규까지 깔아뭉개 신뢰에 구멍 냈다. 단일화 협상역시 허튼 도돌이표로 정치지도자 답지 못한 들러리를 자처했다는 중론이다. 할 말 없으면 '일자리 창출·민생 약속'은 분노와 모욕일 뿐, 당장 코로나로 인한 경제피폐의 불을 흥청망청 '퍼주어 끄겠다'며 선거관리위원회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자기 돈 풀 것도 아닌데 왜 유권해석이 필요하냐는 해몽 같다.
' 내 돈, 나라 돈' 생각할수록 헷갈린다. 유행가 노랫말 "속 다르고 겉 다른 당신"처럼 진정성조차 죽 끓듯 벼랑 끝 선거문화, 애꿎은 오리발로 흐트러진 실체를 묻으려하니 여전히 국민을 우습게 보는 거다. 유권자가 무시한 후보자보다 비참한 건 없을 터, 준엄한 표심의 끗발이 궁금하다.
킹메이커의 약정서
서울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련, 부산은 가덕 신공항 건설이 대형 뇌관으로 떠올랐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심장 침몰하는 깽판 혈투다. 어차피 두 시장 당선 환호와 낙선 탄식 전, 대선 진동에 휘둘릴 것이다. 모(某) 유력 잠룡의 경우 나라님 등극을 따 논 당상으로 여유만만 했으나 최근 시큰둥한 지지율에 고심은 클듯하다. 누구는 입 한 번 벙끗 않았지만 '등판' 시그널로 안팎을 물어 뜯긴다. 정치고수란 자기와 먼저 승부하는 법, 솔직히 이번 4.7표심이야말로 킹메이커의 약정서나 다름없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기댈 큼직한 언덕, 서울·부산 정치판의 선점 이유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