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기본소득 등 소비 진작할 방안 필요
업계, 디저털·스마트화 전향적 수용해야
시민들, 공동체 마인드로 지역소비 염두
풍랑이 일면 작은 배들일수록 더욱 위험하다.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누구라도 코로나19라는 폭풍우를 피할 수 없었지만 그 파도는 소상공인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20년 4월 현재 경영상 직간접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76.2%로 나타났다.
상당수 업종은 산업 전체가 아예 고사하는 분위기다. 제조업에서는 '섬유제품업'이, 비제조업에서는 '숙박및음식점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았다는 비율이 100.0%에 달한다.
사람들끼리 만남을 타고 퍼져나가는 코로나19의 특성상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대책들은 영세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조여왔다.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최근 1년 내 폐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17.0%로 나타났다. 매출 1억원 미만 영세업자로 대상을 좁히면 폐업을 고민한 비율은 34.5%까지 치솟는다.
청주 시내 외식업협회 회원업체 중 지난해 폐업한 곳만 약 1000개 정도로 추산된다.
소규모 여행사와 같은 사각지대에 놓인 업종은 매출 감소가 아니라 매출 제로에 허덕이고 있다. 집합금지 업종은 아니지만 단체관광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영업금지 상태다. 일부 업주들은 대리운전기사, 일용직 근로자 등으로 일하며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길고 어두웠던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코로나19다. 다행히 예방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예전의 일상회복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사람에 한해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각종 인원 제한이 해제된다. 생활경제 부문에서 민간 소비 회복이 기대된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 음식점이 저녁 장사에서 수익을 낸다. 모임 인원이 제한되면서 회식 문화가 사라져 점심시간 위주로 장사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하루빨리 음식점들에 활기가 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협충북유통의 식자재유통매장 매출은 올초 바닥을 쳤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음식점들의 영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소비심리는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고조된 상황이다. 5월 충북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 100.6보다 2.7p 오른 103.3으로 조사됐다. 2018년 7월 103.1 이후 가장 높다.
오는 7월부터 접종자는 실외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 관광업계에도 활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해외 입출국 때 자가격리 기간이 면제되는 트래블 버블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방역 우수국가들과 예방백신을 접종한 내외국인에 자가격리 면제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충북도는 도내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충북도 전담 여행사를 모집하고 있다. 관광상품 홍보·마케팅 사업비, 실적별 성과급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취업희망 소상공인 직업 교육훈련 지원사업'으로 직업 전환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전문 컨설턴트의 1:1 맞춤형 전직 상담과 리마인드 재기 교육, 체계적인 직업 훈련을 지원한다.
직업 훈련에 참여하면 최대 100만 원씩 최대 3개월 동안 생계비를 지원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근속 기간에 따라 최대 180만 원의 취업장려금도 준다.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은 소상공인의 안정적 폐업과 취업·재창업 등 재기를 지원한다.
앞으로 정부는 코로나19 출구 전략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들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코로나19의 상흔이 워낙 깊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정부의 정책적 지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충북도는 지난 3월부터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소비실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일반 시민들도 소상공인들이 우리의 이웃이자 동료라는 마인드로 지역소비 활성화에 관심을 둬야 한다.
소상공인들도 전통적인 오프라인 영업방식에서 탈피해 디지털·스마트화 전환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적으로 인적 교류가 증가하면서 함께 자라나는 감염병 위협을 인식하고 위생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는 등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용민기자

